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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묵묵히 Jul 23. 2024

인생의 즐거움을 찾아서

올해가 시작되면서 신점을 보았다. 나의 운세는 어떤 지, 하는 일은 잘 될지, 건강에는 문제가 없을지 등등 한 해를 살아가기 전 궁금한 것에 대해 물어봤다. 듣기 나름이고 재미 삼아 본 것이지만 의외로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들었다.


점쟁이는 나에게 ‘재미가 없는데 뭐 이렇게 물어보는 게 많냐, 인생의 재미부터 찾으라’고 했다. 


이 한마디를 듣고 그 뒤에 하는 이야기들은 사실 잘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말을 곱씹게 되었다.


과연 나는 재미없는 하루를 살고 있을까. 

남들이 내 하루를 지켜본다고 하면 재미가 없을 수 있을 것 같다. 정해진 시간에 늘 일어나고 정해진 시간의 지하철을 타고 비슷한 시간에 내려서 운동을 간다. 운동도 늘 비슷하게 하고 정해진 시간만큼 한 후에 출근을 하고, 출근 이후의 패턴도 늘 비슷하다. 업무량이 쏟아지는 날이 아니면 비슷한 시간에 퇴근하고 비슷한 시간에 잠든다. 대문자 J 아니랄까 봐 즉흥적으로 하는 게 많지 않았다. 정해진 루틴 안에서 움직이는 게 불편하거나 지루하지도 않았지만 매일매일이 비슷해서 남들이 보기엔 재미가 없을 수 있겠다는 거였다.


인지를 하고 인생의 재미를 찾아보려고 애썼다. 남들이 재밌다고 하는 인스타도 열심히 들여다보고 즉흥적으로 여행도 가봤다. 안 가본 길로 굳이 돌아가보기도 하고 잘 안 입어본 스타일의 옷도 사서 입어 보았다.


그런데 재미가 없었다. 오히려 피로감이 몰려왔다. 재미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 언령이 되어 나를 죄어 오는 느낌도 받았다.


재미가 뭘까. 어떠한 것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그것에 대한 만족감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거 같다. 결국은 ‘내’가 느끼는 흥미, 만족감이 포인트이다. 남들이 재미를 느낀다고 나도 그것에서 재미를 느껴야 할 필요는 없다. 저마다 각각의 재미가 있을 것이고 그것을 찾으면 된다. 


나는 혼자 클래식을 들으며 멍 때리는 게 최근 찾은 재미다. 단 10분만 해도 심신의 안정이 오면서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차오르는 느낌이다. 눈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숏츠를 보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안도감이 들었다. 


이 재미를 찾는데 제법 많은 시간을 썼다. 외부에서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결국은 내 속에서 찾아내야 하는 거였다.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나는 어떤 상태를 원하는지 스스로와 대화를 나누니 찾아진 것 같다.


결국은 ‘나’에서 출발한다. 나만의 재미를 찾는 시간을 꾸준히 쓸 것이다. 앞으로 찾을 재미가 무엇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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