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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Sep 01. 2022

서울 명동에 대해 어떤 추억이 있으신가요?

오랜만에 아이들과 가봤습니다.





저는 경기도 저~~~ 기 시골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서울에 대한 동경이 있었지요.



시골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읍내에 나가면

서울 가는 버스가 명동까지 한 번에 쭉~갔습니다.




명동에 도착하면 활기찬 많은 사람들 틈에서

어깨가 움츠러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춘기 시골 소녀가 명동에 와서 했던 일은

옷을 사는 일이었는데

명동의류라는 쇼핑센터에 가면

옷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바구니에 몇 벌씩 담아 샀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로 대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친구들을 만났던 곳은

언제나 명동!



서울 중심에 있어서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친구들과 모이기 좋은 장소였지요.



" 밀리오레 앞에서 만나! "


명동역 6번 출구^^





뾰족구두에 미니스커트를 입던 시절,

발이 아파도 참고 명동 바닥을 돌아다녔습니다.



밀리오레 앞 무대에선 항상 시끄러운 음악이 빵빵 흘러나왔지요.



사람들로 넘쳐났기에

많은 기자분들이 뉴스 인터뷰를 따기에도 좋은 곳이었습니다.



그때 명동의 한 카페 앞에서 캐스팅(?)이 되어

" 5만 원권에 신사임당의 얼굴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부탁받아

TV에 얼굴이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 엄마! 5만 원이 없던 시절에도 살았어? 우와~"


하겠네요.ㅎㅎ







그리고 결혼을 했고


명동이란 곳은 추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결혼 후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2022년  8월 몇 년 만인 지도 계산이 안 되는 날

아줌마가 되어 그 시절에 없던 두 생명과 명동을 갔습니다.












명동역 6번 출구는 그 모습 그대로인 듯했습니다.


밀리오레 앞 무대는 없어진 듯했고

빵빵 틀어졌던 노래는 더 이상 흘러나오지 않았습니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주말이었는데도 한산했고

 임대 건물이 무려 70프로는 되는 듯 많은 곳이 비어 있었습니다.




많이 바뀌었네요.



예전에 제가 갔던 곳들은 전부 없어졌습니다.





이곳에 마지막으로 왔을 땐 이 세상엔 없었던

두 생명을 데리고 오니

조금 이상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훗날 명동을 어떻게 기억할까요?










엄마 아빠와 처음으로 왔던 곳?

신나게 배꼽을 잡고 웃던 난타 공연을 봤던 곳?









아니면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곳?

종교인들의 시끄러운 말소리가 들렸던 곳?

외국인이 많고, 음식 파는 곳이 쭉 이어진 곳?







아이들의 추억은 오롯이 아이들의 것이 되겠지요.







저는 좋았습니다.




저의 젊음이 녹아 있는 곳에 가서

아직도 20대의 파릇파릇한 마음이 느껴지는 듯했고

몸 한 구석이 말랑말랑 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두 아이를 옆에 끼고

세월이 흘러감을 느꼈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런 추억이 아련한 곳들이 많이 생기겠지요?






오늘도 주어진 하루

우리 가족 소중한 추억을 남겼습니다.

매일 감사한 일이 넘치는 일상입니다.







여러분의 명동은 어떤 곳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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