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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Nov 05. 2022

11/2(수) 가을아, 안녕

어제보다 조금 더 쌀쌀해진 날씨입니다.

아이들을 학교로 유치원으로 보내고

집에 들어와 못 읽은 책을 읽어 봅니다. 


그러다 눈에 보이는 집안일이 보여 노트북을 들고 도서관에 갔습니다. 

집에 있으면 끊임없이 보이는 일거리로 인해 시간이 금세 가버리거든요. 








아이들을 데리러 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번부터 여니가 코끼리반 비밀 놀이터가 있다며 오빠랑 가고 싶어 했습니다.


후니를 데리고 여니에게 가는 길.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집니다.

후니와 은행잎 잡기를 하며 잠시 놀아봅니다.


후니도 저도 정신없이 잡으러 다니는데

빨리 내려오는 은행잎을 잡진 못했네요^^;;


이렇게 우리는 또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여니가 앞장서서 비밀 놀이터로 오빠를 데려갑니다.

시킨 것도 아닌데 만나자마자 손을 꼭 잡으며 걸어갑니다. 

두 아이 뒤를 따라 저도 걸어갑니다.


예쁜 햇살도 손을 잡고 걸어가는 두 아이도 가을이 주는 예쁜 색들도.

모든 것이 이보다 더 소중할 수 없게 완벽합니다. 






비밀 놀이터입니다.

큰길에서는 보이지 않는

작은 아파트 단지의 놀이터라 정말 비밀처럼 숨어 있는 곳이었습니다.


새로운 놀이터에 신이 난 아이들이 이곳저곳을 뛰어다닙니다.

그리고 이제 가자! 하니까 각자의 가방을 챙겨 출발~^^







가을이 주는 색이 참 예쁩니다.

마치 찐한 노랑 물감을 뿌려놓은 것만 같습니다.


정신없게 더웠던 여름이 지나 가을이 왔습니다.

가을은 여름을 잘 지내왔구나.

'이제 가을을 즐겨'라고 하듯

곳곳에 색을 칠해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해 줍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바람이 휙~불어오며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집니다.

이번에는 좀 커다란 나뭇잎이네요.

저도 후니도 여니도

모두 떨어지는 나뭇잎을 잡았습니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아이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여니는 오늘 유치원에서 받아쓰기를 봤습니다.

미리 알려주신 단어를 여니는 열심히도 연습했지요

잘 모르는 것은 스스로 노트에 써가면서요.

(물론 스스로 좋아서 했습니다. 쓰는 것을 좋아하고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집에서 해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라서요.)


놀이터에 가느라 정신없어 보여주지 못했던 받아쓰기 노트를 보여줍니다.

자랑스럽게 내밀며 마스크로 가려진 입도 제 눈에 보이는 여니의 눈도

모두 반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도요. ^^








또래보다 작은 후니를 위해 오랜만에 고기를 샀습니다. 

고기가 몸에 좋은 것도 아니고 비싸기도 많이 비싸서(한우ㅠㅠㅠㅠㅠ)

가끔 먹이게 되는데.

커가는 아이들은 확실히 많이 먹어줘야 쑥쑥 크는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먹는 것도 신경을 써줘야겠다 다짐도 해보네요^^





식사가 끝나고 여니는 종이인형에 푹 빠졌고

후니는 책을 봅니다.(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보여주는 이 모습을 매일 남겨봅니다.)


후니의 숙제 시간

여니는 오빠 방해 안되게 헤드폰을 끼고 영어 영상을 봅니다. 



입으로 따라 하며 야무지게 손으로도 표현하며 영상을 보는 여니가

마냥 귀여워 동영상으로, 사진으로도 남겨봅니다.^^


숙제하는 순간 에너지를 방전하는 후니는

문제 한 문제 푸는데도 오~~~래 걸립니다.;;;;


초콜릿 먹어도 되냐고 해서 "응" 했더니

초콜릿 2개를 꺼내 하나는 저에게 건넵니다. 


"이거 왜?" 


"엄마도 하나 먹어~"


..............심쿵


무심히 건네는 아들의 초콜릿 하나에 이렇게 심쿵할 일인가요?^^




여니는 영상을 보다 의자를 두 개 붙여 장난을 칩니다.

슬쩍 가서 간지럼도 태우고 장난을 걸어 봅니다.

깔깔깔 자지러 지게 웃는 여니의 웃음소리가 


제 마음을 몽글몽글 하게 해 줍니다.

엄마의 작은 장난에도 이렇게 좋아해 주니 더 많이 많이 웃게 해 주어야겠습니다. 




양치까지 하고 잘 시간에 되면 책을 핍니다....

자자고 하기도 미안하게..ㅜ


자자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거실의 불을 꺼버립니다..ㅎㅎ

그럼 애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빛을 찾아 책을 갖고 움직이지요...


꽁냥꽁냥 거리는 두 아이가 마냥 예쁘기만 합니다. 


정말 거창하고 화려한 것만이

우리의 마음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과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느낍니다.


아이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워주게 하는 것이

화려한 쇼를 보여주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과 매일을 살아가며 느낍니다.



일기를 쓰면서 함께한 시간들을 되짚어 봅니다.

너무 소중하고 행복했어서 놓치고 싶지 않은 시간을

우리는 또 이렇게 맞이합니다.



아이들의 모든 순간이 감사입니다. 


단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특별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오늘도. 책 육아. 배려 육아. 

그리고 나와 아이가 세상 제일 행복한 육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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