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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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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May 13. 2022

남매가 이렇게 사랑하며 지낼 수 있는 이유








저는 세상에 두 생명을 낳았습니다.



한 생명은 13년생 남자아이입니다.

또 한 생명은 16년생 여자아이지요.



제가 세상에 태어나 가장 잘한 일이

이 생명들을 세상에 낳았다는 것이지요.




단 한 번도 제가 만든 이 생명으로 인해 불행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그저 모든 것이 축복이고 소중하고 감사했습니다.




이 생명들은 언제나

 5월의 새싹처럼 예쁘게 자라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동성이어야 좋다

엄마에겐 딸이 최고지.

아빠에겐 아들이 있어야 한다.

큰아이가 둘째를 질투한다.

남매는 친해지기 힘들다 등




여러 말들이 있지만

그런 말들보다

지금 내 아이들이 어떻게 지내냐가 중요하겠지요.



어떻게든 한집에서 살아가야 하니까요.




한 지붕 안에

적어도 같이 사는 동안에는

서로 배려하며 살기를 바랐습니다.






여니가 태어나고

저는 후니에게 단 한 번도 오빠니까 이렇게 해야 된다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둘을 떼어 놓은 적이 없습니다.

여니가 집에 온 순간부터 우리 셋의 24시간이 시작되었지요.




동생이라 잘해줘~라는 이야기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여니는 우리 가족이고

어리고 작은 생명이기 때문에 보호해 줘야 한다고 했지요.



여러 난관에서도 후니를 먼저 배려해 주었습니다.



후니에게

"그랬구나 속상했구나 엄마도 그랬을 거야"


라며

슬플 땐 공감과 위로를 해줬습니다.




'탓' 하지 않았습니다.




'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어쩔 수 없음을 느끼게 해 주었지요.






여니가  

 "오빠 때문에~~!!!!"


라고


엉엉 울며 매달릴 때에도


단 한 번도 후니를 혼낸 적이 없습니다.





" 오빠가 그런 의도는 아녔을 텐데 여니의 마음을 아프게 했구나~

엄마 딸  속상했겠다. 엄마가 안아줄게~"


라며 안아주었지요.




"엄마가 오빠 혼내줘 때려줘!"

 라고 바락바락 소리를 질러도



후니를 때려주고 혼내는 척만 했습니다.

방 안으로 데려가

꼭 안아주면서 소리치고 때리면서 제 손등을 때렸지요.


그러면서 속삭여 주었습니다.

후니에게 이유가 있었을 거야 그렇지?

그래도 여니가 싫어하는 행동이니 이제는 조심해줘 알았지?


라고 해주었지요






후니의 의도가 나쁘던 좋던 의도적이던 실수던

여니가 기분이 나빴으면

그건 후니가 알아가야 할 부분이지

나쁜 사람 취급받아야 하는 건 아닙니다.

적어도 엄마에게 만은요.




이 룰은 여니에게도 적용되지요.




"엄마 여니가~~!!!!!!!"


하고 엉엉 우는 후니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 여니가 그랬구나 속상했겠다.  

여니의 마음과 다르게 말과 행동이 그렇게 된 걸 거야~"




그럼 후니는 이제 알지요.

엄마가 여니를 혼내지 않을 거라는 걸요.



그리고 그저 안아달라고 합니다.


" 엄마가 꼭 안아줘~~"


라고요.









누군가 달려와 누군가를 탓할 때

욱하는 마음을 후~하고 제 자신을 달래며

 무작정 혼내지 않겠다 다짐합니다.




그러곤 후니나 여니가 들을 수 있도록 큰소리로

"나쁜 의도는 아니었을 거야~"라고 하지요



아이들은 둘이 놀다가

한 명이 누군가를 일렀을 때

긴장을 합니다.

그리고 변명거리를 생각하지요

"아니 그게 아니고~~~" 라면서요.



그래서 더 듣도록 얘기해줍니다.



그런 핑계 대지 않아도 돼

엄마는 혼내지 않을 거야


그리고 생각하게 합니다.


'아 내가 이렇게 행동했을 때

오빠가, 혹은 동생이 기분이 나쁠 수 있구나.'


라구요.










후니의 귀에 대고 속삭여 줍니다.

"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라고요



여니의 귀에 대고 속삭여 줍니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라고요




그럼 둘은 압니다.



'오빠도 제일 사랑하지?'

'여니도 제일 사랑하지?'







여러 생명이라고 해도

단 한 생명일 뿐입니다.





순위를 메길 수 없는 유일한 것이

사랑의 크기 아닐까요?







저는 두 아이를 이렇게 키웁니다.



'탓' 하며 키우지 않았기에


 두 아이는


서로를 아껴줍니다.

그리고 사랑해 줍니다.













이렇게요.



어릴 적부터 여니가 먼저 잠이 든 밤이면

 후니는 여니에게 굳나잇 뽀뽀를 해줍니다.
















여니가 아무리 소리 지르고 바락바락 발버둥을 쳐도

절대 여니에게 소리치거나 때리지 않지요.


앉아있는 여니가 귀엽다며 자주 안아주지요.



"여니는 정말 귀여워~"

"오빠 좋아~"

합니다.















이렇게

이렇게


함께 커주었습니다.






10살 7살 둘 다 기관에 갔습니다.

서로 잠시 떨어져 있지요.



 하교하는 길



저쪽에서 후니가 옵니다.

이쪽에서 여니가 갑니다.




둘이 뛰기 시작합니다.


















꼬옥 ♡
















집에 돌아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지요.





그러곤


분명 서로가 서로의 기분을 나쁘게 할 겁니다.



둘이 싸울 테지요.


근데 저는요.


 싸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둘의 의견이 맞지 않았을 뿐이지요.





의견이 맞지 않아 기분이 나빠졌다면


"엄마 엄마!!!"

 하며 찾아올 것입니다.



그때마다

저는 매번 똑같이 안아주고 위로해줄 테지요.




그리고

아이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하하 호호 웃으며 놀 것입니다.








나중에 결혼하고 본인의 가정이 생기면

각자의 삶에 집중해 남보다 못하게 살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가족이어서 행복하잖아요.






어린 시절 행복한 기억으로   

각자의 가정을 행복하게 이루며 살 것입니다.









제가 낳은 두 생명이 꼭 붙어 걸어갑니다.


두 생명이 새소리보다 듣기 좋은 목소리로 조잘댑니다.






코 끝이 찡해지곤 하죠.


이보다 더 감사할 수 없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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