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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Jul 15. 2022

책 육아/ 10년 차 책장을 소개합니다.






안방구석,침대위







책 육아 10년 차

크지 않은 아파트에 두 아이의 책들이 넘실넘실 많습니다.


거실 양면에 한가득

부엌과 연결되는 복도

부엌 한편 안 방한 켠 침대 위쪽

작은방에도 한가득




어림잡아 8천여 권의 책들이 집에 함께합니다.



이삿짐 아저씨들이 정~~~ 말 싫어하시지요.



그것도 많이 비웠습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많이 비우고 채워짐이 반복되고 있기에


후니에게 지나간 책들이 1만 권이 넘지요.






거실의 책들은 한쪽 벽면은 후니 책, 한쪽 벽면은 여니 책입니다.

이마저도 계속 위치가 바뀌긴 하지만

후니가 큰 책에서 작은 책으로 옮겨가며 작은 책장은 후니 위주가 되었습니다.

거실에서 부엌 쪽의 책장은 영어책들입니다.

영어책은 정말 정말 아이들이 빼보지 않아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놓아두었습니다.

침대 위 책장은 책이 가장 많이 바뀌는 곳입니다.

거의 제가 잠 자기 전에 읽어주는 곳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읽지 않는 책과 영어책 위주로 꽂아두고

수시로 바꿔줍니다.

안방 보이는 공간 공간마다 책들이 차있습니다.

작은 책 위인전들이 꽂혀있습니다.

작은 방 벽면을 다 차지하고 있는 곳에는 까꿍이때 책들과

후니가 너무 좋아해서 이제 그만 봤으면 하는 만화책들을 꽂아 두었습니다.

후니는 이 구석진 곳까지 와서 책을 펴보곤 하지요

부엌에 있는 책들은 여니에게 식탁에 앉아 바로 빼서 읽어줄 수 있는 책으로 꽂아 두었습니다.

여니가 읽기 독립이 되는 날 이 책은 이제 비워질 것 같네요.















책 육아하려면

책이 무조건 많아야 합니다.




도서관에 매일 데려갈 엄두도 나지 않았습니다.

이리저리 튀는 두 아이를 쉿 조용! 해가며 한 명은 울고 한 명은 매달리고...

똑같은 책을 몇십 번씩 보는데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로는

감당이 안되었지요.




그러다 보니 이고 지고 가다 보니 이렇게 많아졌습니다.






후니가 엉금엉금 기어 다닐 때부터

질근질근 빨아도 멀쩡한 단단한 보드북부터 채워가기 시작했습니다.







책이 언제나 함께 하도록

지나다니는 길이 책으로 깔리고  짓밟고 다니도록

어디를 둘러봐도 책이 있고 손이 가도록

펴놓고 깔아주고 곁에 두었습니다.









3살 터울 여니가 태어나고는

후니가 더 이상 읽지 않는 책들도

여니가 읽을 까 싶어 버리지 못하고 이고 지고

지금까지 함께합니다.




어린 시절 책이 정말 재밌고 읽은 만한 것이라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곁에 있는 책이 그저 벽지처럼 되지 않을 테니까요.










책이 장난감이고

책이 심심풀이 땅콩이고

책이 지식이고

책이 일상이고

책 펴는 것이 매일 옷을 입는 것처럼, 숨 쉬는 것처럼 당연히 되는 일상들이

쌓여 가길 바랬습니다.





단 하루만 안 치워도

책과 어디서 이렇게 나온 건지 모를 물건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청소전, 후






책이 집의 주인인지

우리가 주인인지 모를 난장판 속에서도



이고 지고 채우고 채우는 책들이 모여 모여  집안에

책들이 찰랑찰랑 채워져 있습니다.




아주 비싼 책

그냥 비싼 책

보통 책

싼 책

얻어 온 책

주어온 책들이

쌓이고 쌓여



1만 권이 넘는 책들과 후니는 함께했습니다.




스스로 한 번도 꺼내보지 않은 책은 있어도

단 한 번도 보지 않고 비워지는 책은 없었습니다.



스스로 읽지 않으면

제가라도 꼭 읽어 주었으니까요.







밥먹으며 보는 책, 책장에서 몇개월만에 나온책, 새로 들어온책





끊임없이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책의 바다에 풍덩 빠져서 허우적거리기를

그렇게 세상을 살아갈 힘을 장착하기를 바라면서요.








책 육아 10년 차 저는 미니멀 라이프를 꿈꿉니다.


비우기도 좋아하고 물건들이 꽉꽉 차있는 것보다는 필요한 것만 두려고 노력합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커야 미니멀라이프에 가까워질까요?




다 비워도 아이들이 크고 있는 이상

책은 비울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주는


엄마로서 많이 부족한 제가 아이들에게

이것만은 꼭 해주고 싶은 것.



그것이 책이니까요.




오늘도

책 먼지를 마시며

무거운 책들을 번쩍번쩍 들며

매일 빠짐없이 책을 읽어주고

입을 옷, 신발, 명품가방 대신 책을 삽니다.




언젠가 책장들이 하나둘씩 비워지는 날


거실에 책장이 2-3개만 남는 날


작아 보이기만 했던 집이 커 보이는 날



그날은 아마

책 육아로 커간 아이들이

세상을 예쁘게 살아가고 있을 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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