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국화를 피우다
해안 강민주
서리에 한순간
빛을 잃은 꽃들,
바람에 실려 떨어지는 낙엽들
그들을 보며
문득 생각합니다.
나는 어떤 모습의
낙엽이 될까
땅에 떨어지게 한 바람을
원망하기보다는,
그 바람과 함께 달리며
까르르 웃는 잔치를 벌이고 싶습니다.
한바탕 춤이 끝나고 나면
원망과 미움
모두 놓아버리고,
가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이 땅의 모든 생명들처럼,
감사와 사랑을 품은 채
고요히
검은 흙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돌아간 그 자리
검은 흙으로
국화 한 송이
피우고 싶습니다.
*작가의 말
2025년 11월 10일 퇴고
2022년 11월 15일 ‘미래 세종일보’에 실렸던
‘낙엽’을 다시 퇴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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