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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화 정신암에 걸린 이유를 찾다

인과응보

by 엄마쌤강민주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들을 낳고 행복했던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결혼생활의 만병통치약이라던 아들을 낳았어도 남편과의 갈등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니, 더욱 갈등이 심해졌다. 나는 악몽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이혼하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런데 꿈에서 신과 선녀를 본 이후, 나는 진짜 악몽에 시달렸다. ‘정신암’이라는 말이 내 머릿속을 떠돌았다. 선녀가 꿈에서 했던 그 말, 그것이 단순한 경고였을까? 아니면 내가 미쳐가는 것일까? 나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나는 이 모든 일이 너무 끔찍해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었다. 누군가에게 내 고통을 털어놓는 순간, 그들은 나를 미친 사람으로 치부할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점점 더 깊은 고립 속에 갇혔다. 내 몸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고, 그저 혼자서 끙끙 앓았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고통이 깊어지며 그저 부처님만을 찾았다. 그러던 어느 날, 시댁의 오래된 책상 위에 놓인 몇 권의 책들이 눈에 들어왔다. 옛날 고승이 남긴 법문과 반야심경 그리고 무상 법문집이었다. 그것은 장례를 치른 후손들이 돌아가신 부모님이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법공양 한 것이었다.


나는 무상 법문집을 펴고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어 내려갔다. 그러다 6편 ‘인과응보’를 보고서야 내 고통의 원인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다. 나의 고통은 단순히 신체적인 질병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신적인 고통이었고, 내 마음속의 상처가 너무 커서 나를 갉아먹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책을 다 읽은 후, 나는 마음속에서 다시 한번 “나무아미타불”을 외쳤다. 인과응보 법문 속에서 나는 무언가를 깨닫기 시작했다. ‘죽음’에 대한 공포, ‘미쳐버릴까 봐’ 하는 두려움, ‘이 상황을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다’는 고립감… 모든 감정들이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길을 잃게 만들었지만, 이제 나는 그것들에 대해 해결할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인과응보

인과응보 없다 마소. 생로병사, 원인 결과, 윤리 법칙, 자연 순리. 산은 높고 물은 깊네. 사시절후 유전법과 기와 운을 계산하는 사주팔자 다스림은 만물 영장 인간이요. 사주팔자 부정하면 신과 자연의 노예 된다.

인과응보 알아보세. 현세 지은 선악 업보, 현세 받고 내세 받고, 무량억겁 후세까지 받는다. 착한 일을 하는 사람 부귀 당장 아니 와도 재앙은 점점 물러나니 자손이 창성하지 않을까. 악한 일을 하는 사람 빈천 당장 아니 와도 재앙은 점점 다가오니 자손 불화 아니 올까?


현세 인과 알아보세. 이십 전은 부모 인과. 이십 넘어 사십까지 과거에 지은 자기 업보, 사십 넘어 육십까지 현세에 지은 자기 과보. 육십 넘어 죽기까지 현세 내세는 거울이라. 용서하고 참회하며 반성하고 정진하세.

현세 운명, 현재 마음 내가 지어 내가 받는다. 덕을 닦아 종자 뿌려 부부와 자손이 화합하고 일가친척이 우애하며 가꾸면 풍년이라. 마음 닦고 효도하면 천지신명이 보호하네. 부모에게 거름 하면 남편과 자식은 절로 성공한다. 뿌리 불효 썩어지면 남편과 자식은 죽는구나.


단출하다 좋다 마소. 다음 생애 인과응보를 보면 친구와 권속이 전혀 없어 외로워 고통받는다. 오손도손 화목한 집, 서로 도와 만난 인연, 참회하고 반성하니, 지상 정토가 이 아닌가.

부모와 남편을 거역하고 원수를 맺고 저주하면 머리병을 앓게 되고, 백천 가지 실패한다. 친구 권속 불화하고 저주하며 싫어하면 가슴병을 앓게 되고 하는 일이 아니 된다. 후배와 후손을 미워하고 짜증 내며 학대하면 잔병치레가 자주 일어나니 모든 일이 고통이다. 악담, 악질, 시기, 질투로 모든 질병을 앓게 되고 하늘을 속인 과보로 불치병을 앓는다.


우선 잠깐 좋다 마오, 두고 보세. 훗날 보세. 남의 자식을 미워하면 내 자식이 말을 안 듣는다. 원수를 맺고 원한을 내면 내 자식이 평생 실패한다. 하늘에서 내린 비는 땅에서 증발한 것처럼, 곤란할 때 베풀면 내 자식이 성공하고, 참회하고 반성하면 내 자식이 효도한다. 성질내면 실패하고, 화목하면 성공한다. 콩을 심은 곳에 콩이 나고, 팥을 심은 곳에 팥이 난다. 착한 자는 예뻐지고, 악한 자는 미워지며, 수효 하면 무병이요. 방종하면 질병이 온다. 오래 살며 고통하면 부모지천이 원인이고, 병신 자식을 안았다면 부모 불효 과보이다.

오늘 내가 빈천함은 인색함이 원인이고, 자식이 멀어지면 내가 부모를 멀리했다. 남의 고통을 외면하고 악착같이 재물을 모아 자식에게 주려 했다면 어느 날 재가 되어 허망한 꼴을 보게 된다. 친구 자식도 배은망덕하게 된다.


상대방은 나의 거울, 그를 통해 나를 보라. 빈천자를 보거든 함께 생각하여 부디 바삐 공덕을 짓고 보시하며 정진하세. 부귀 공자를 만나거든 베풀어서 그러하니, 우리 또한 공덕을 지어 부귀와 영화를 누려 보세. 가진 자를 질투하지 말고, 베풀어서 그러하니, 없는 자를 웃지 말라. 인색하면 그러하다.


어린아이를 보거든 너도 그리 자랐으니 잘못한다고 꾸중 말고, 가르치고 인도하면 수도하는 효자가 되고, 자랑스러운 자손이 된다. 슬기로운 국민이요, 풍요로운 국토가 된다. 늙은이를 보거든 너도 그리 늙을 텐데, 노망했다고 천대하지 말고, 자성 법을 가르쳐서 법문을 듣고 공덕을 쌓으면 동업 인연이 곱게 맺어진다. 염불 하는 마음으로 극락세계에 가게 하소서.


내 몸이다. 내 입이 마음대로 하지 마소. 나의 손이 도끼 되고, 나의 발이 칼이 되어 한을 맺고 원수를 맺어 죽고 다시 만난 곳이 이 세상의 부부 자식, 인과응보가 이 아닌가.


한 손에는 식량을 들고, 한 손에는 약을 들고, 원수를 맺고 빚진 이들을 갖은 고통에서 풀어주며 보살 도를 행하는 자는 부부와 자손이 화합하니 존경받고 사랑받는다. 이 아니 좋은 손가.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랴. 지은 자도 너였었고, 받는 자도 너이니라. 오는 고통을 달게 받고, 종자를 다시 심어 가꾸며 세세생생 자손만대의 좋은 원인 좋은 결과를 가르치고 전하여 부귀영화 자손 창성, 생사해탈 자유자재를 누려 보세.


인과를 모른 사람은 주고받는 업장으로 윤회가 증가하며, 생사 고통이 끝이 없다. 염불 하는 사람은 주고받는 인연으로 윤회가 소멸되어 극락세계에 현전하게 된다. 짜증 내고 원망하면 그것이 바로 지옥이고, 감사하며 참여하면 서방정토가 이 아닌가? 가정을 두고 어디 가서 허송세월 보내는 자, 마음을 두고 어디 가서 무엇을 찾아 헤매는가? 마음 하나 바로 쓰면 세상천지 극락세계가 되고, 마음 하나 돌리면 세상천지 화택이 된다.

보살심을 내는 자는 모든 중생의 보살이요. 중생심을 내는 자는 사대 성인 악마로다. 인과응보를 부정하는 윤리와 도덕을 배척하며, 조상과 자손을 멀리하는 자는 인간이 아니고 동물이다. 조상과 부모를 불신하고, 형제 친척과 불화한 자, 두고 보자. 자손을 보면 멀리 보면 알 수 있다.


사바세계의 뿌리치고 어느 세계로 갈 것인가? 동업 인연 자성으로 숙업습기를 소멸하고, 사바세계를 가꾸어서 지상천국 불국토를 함께 이뤄 보세. 동업 인연을 지어 보세. 업장을 소멸하며 발원하고, 뼈와 살을 깎아내는 굳은 신심과 정진으로 우리 함께 성불하세.


수도하고 효도하며 생사와 선악을 넘고 종교를 넘어서 해탈 세계로, 사차원의 마음 고향을 지상에 건설하며 자성을 미타와 함께 하여, 조상 부모를 모시고 자손들을 가꾸어 보세.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마하살, 나무지장보살마하살, 나무마하반야바라밀.


아마 많은 분들이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그래도 마음에 조금 걸려서 조심스럽게 한 말씀 덧붙이고자 합니다. 참회문이나 인과응보에 대한 가르침은, 어디까지나 나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데 필요한 법문입니다. 이것은 절대 다른 사람을 판단하거나 지적하는 데 쓰여서는 안 됩니다. 누군가에게 “네가 전생에 뭔가 잘못했으니 지금 이렇지”라고 말하는 순간, 그 말이 오히려 또 다른 업을 짓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아픔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외가 식구들이 저를 힘들게 할 때, 친정어머니께 왜 그러냐고 물으면 어머니는 “전생에 네가 이모들에게 죄를 지었겠지”라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어머니의 그 말이 이모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것처럼 느껴졌고, 결국 어머니와 외가 식구들을 피하게 만들었습니다. 한동안은 어머니의 믿음에 대해 불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제가 직접 참회문과 인과의 의미를 다시 들여다보며 ‘내가 어떤 원인을 만들었기에 지금 이 결과가 있는 거구나!’라는 생각으로 조금씩 제 마음을 돌아보는 연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0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면서, 비로소 마음의 평안을 조금씩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간절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인과응보의 가르침이 타인을 상처 주는 말이 되지 않도록, 오롯이 나를 돌아보는 도구로만 사용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누구나 부족하고, 그래서 이 세상에 함께 태어나 서로 기대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과의 가르침이 두려움이 아닌, 희망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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