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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강민주 시

내 기도의 무게

by 엄마쌤강민주


내 기도의 무게


해안 강민주


운전대 앞에 앉는 순간

창틈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결에

흩어진 마음이 하나둘 모여들면

그 바람 위에 실어 띄우는

광명진언 한 줄기

말 한마디 닿지 않는 마음 깊은 호수에

돌덩이 하나 천천히 가라앉으면

그 무게에 눌린 하루 끝자락

참회의 눈물 한 줄기

마음 호수에 잔물결 일렁이고

슬픔이 밤빛처럼 짙어질 때면

사찰 고요한 마당에 서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하얀 등불로

어둠을 밝혀

그대 위해 기도합니다


길을 걷다 보면

눈길 한 번 마주치지 못하고

아무 말 없이 스쳐가는 얼굴들

그 낯선 이들의 하루에도

햇살 한 줌 머물기를 바라며

보이지 않는 꽃잎 하나씩

살며시 아주 살며시 흩뿌립니다

가끔 고요 사이로 스며드는 물음

내 기도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나는 당신의 기억 가장자리에도

남지 못할 수많은 얼굴 중 하나

길 위에서 스친 이름 없는 행인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작은 존재

내 작은 숨결 하나로

그대의 삶에

빛 한 점

온기 한 줄기를 건넬 수 있을까

그 물음이 내 안에 내려앉으면

그대 위해 두 손 모아

조용히 그 답을 써 내려갑니다

나는 어두운 밤하늘 아주 작은 별

이 세상에 감사하고 미안해하며

내 마음 가장자리에

작은 다짐 하나 살며시 심습니다

“선하게 진실하게 살아가자”


나의 기도는 세상을 바꾸지 못해도

그대를 위해 조용히 모은 내 두 손처럼

이 세상 누군가는

내가 닿지 못한 곳을 따뜻이 품으리라는 믿음

그 믿음이 마음 호수에 잔물결 되어 번지고

나의 하루를 신뢰와 감사로 채웁니다

부디 그대의 걸음 멈추지 않기를

이 세상 수많은 따뜻한 마음속에서

그대가 무사히 빛나며 살아가기를


오늘도 나는

나를 살리기 위해

진심을 담아 기도합니다

그대가 살아나기를


5부는 너무 구차하고 너무 솔직해서 불편한 저의 어두웠던 시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충분히 어두운데 얼마나 더? 바참했고 고통스러웠고 때로는 삶을 놓고 싶었던 날들의 기억입니다. 살아보니 찬란한 순간이 오기 전에는 늘 이런 시기가 있었어요. 지금은 담담히 안 아프다 말하고 싶지만 여전히 글을 쓰며 눈물 흘리는 걸 보니 여전히 그 시절이 아픈가 봅니다.

이 이미지는 OpenAI의 이미지 생성 모델 DALL·E로 만들어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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