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이 지나고
글: 엄마쌤 강민주
6월 3일, 마침내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지독하게 길고, 무겁고,
지친 불면의 밤도 함께 막을 내렸다.
꼬박 6개월을 마음 졸이며 살아온 것 같다.
지난 6개월 동안 머릿속은 걱정과 염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감정들로 빽빽했고
심장은 하루에도 수차례 철렁이며 흔들렸다.
가까운 사람들이
나와 너무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처음엔 그저 낯설었고, 이내 마음을 아프게 찔렀다.
‘우리는 서로를 알고 있다고 믿었는데, 그게 아니었나?’
그 질문 앞에서 마음은 조용히 무너졌고,
나는 점점 더 말을 아끼게 되었다.
투표 하루 전,
아니 투표 당일 아침까지도
내 곁의 누군가가
나와 전혀 다른 신념을 품고 있다는 것이
문득 두려워지기까지 했다.
나는 수없이 많은 밤을 뒤척이며 고민했고,
의문을 품고, 또다시 되묻고,
그 끝에 조심스럽게 한 표를 결정했는데—
어쩌면 그토록 고민한 나의 선택이,
누군가에게는
옳지 않은 일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허탈하고도 외로웠다.
어떻게 저들은
그토록 단호하게,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걸까.
그들의 목소리는 왜
내 수많은 질문들 끝에 얻은 답과
이토록 다를 수 있을까.
그래도,
이제는 큰 고비를 넘겼다.
비록 완벽한 상태는 아니더라도
지금 나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나는 나를 토닥여본다.
투표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 고맙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비록 서로 다른 의견으로 상처받고
때론 마음을 다치기도 했지만,
그 다름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 일인지
다시금 마음속에 새긴다.
다만,
부디 다시는 이런 불면의 밤이 이어지지 않기를.
이 작은 나라의 모든 이들이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고,
조금 덜 다투고,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기를.
오늘 나는 오랜만에 조용한 숨을 내쉰다.
잠시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기도해 본다.
이제, 조금은 평화롭기를.
우리 모두의 마음이, 이 나라의 내일이
조금은 부드럽고, 단단해지기를.
*노지 딸기가 끝나자 산딸기가 익어갑니다.
농사도 실패하더라도 직접 지어봐야
아는 것도 늘고 잘 짓게 됩니다.
정치에 대한 관심도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