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주는 몸을 소파 팔걸이에 기대앉으면 부모와 조부모에게 똑바로 앉아있으라는 이 야기를 자주 들었다. 이러한 몸이 바르게 되는 것에 대한 압박은 그녀가 사물을 보는 방 식에도 영향을 주었는데 그녀는 반듯하지 않은 물건을 보는 것을 불편해한다.
내가 수술을 하고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할아버지가 캐나다 빅토리아 섬에 출장을 갔다가 이라이저 머리를 한 예쁜 인형을 사다 주었다. 안에 오르골이 들어있었는데 등 뒤에 붙어 있는 손잡이를 돌리면 노래가 나오면서 몸을 좌우로 왔다갔다 움직이는 인형 이었다. 인형은 노래가 멈추는 지점에서 움직임도 함께 멈추었기 때문에 항상 정자세로 앉아있지는 않았다. 나는 인형이 삐딱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졌고. 오
르골을 몇 십번을 돌려도 인형이 똑바로 앉지 않아서 장롱 속에 넣어두고 있다가 결국 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