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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규 Jul 15. 2022

머리가 좋은 건 무슨 느낌일까

천재들의 삶이란?

나는 머리가 좋다고 생각했다. TV에서 소개되는 그런 천재들의 영역은 아니었지만 적당히 해도 평균은 맞췄고 노력하면 좋은 성적이 나왔다. 제대로 노력하지 않아서 적당한 성적으로 적당한 대학을 갔냐고 한다면 맞다고 얘기한다. 나는 노력도 능력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노력과 관련한 능력은 떨어진다. 노력하지 않고 적당히 남들의 하는 노력의 반만큼만 했을 때 나오는 평균 정도의 삶에 만족했다. 물론 운이 따라 더 나은 결과가 나오게 되면 그것 조차 내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운은 노력과 상반되니까.


그렇게 생각했지만 요즘 나는 생각이 많아졌다. 적당한 게 무엇일까. 회사에서는 요즘 들어 평소에 내가 하지 않던 일을 맡기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비슷한 일을 한 건 아니긴 했지만 이번만큼 방대한 양의 일이 한 번에 몰아친 적도 없었기 때문에 부담스럽기만 하다.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양도 많고 정리도 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꼬일 대로 꼬여있는 이 거대한 일에 대해서 내가 잘 버텨낼 수 있을까.


항상 잘 해왔고 잘하지 못해도 중간 이상은 해왔기 때문에 스스로를 믿어왔었는데 요즘은 잘 모르겠다. 내가 잘 해왔고 잘할 수 있을지. 예전처럼 노력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남들보다 노력을 안 하고 살아온 내가 갑자기 남들만큼 노력해보겠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노력도 안 하고 잘하고 싶은 놀부 같은 심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나조차도 감이 안 잡힌다. 그냥 징징거리고 싶은 건가.


최근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봤다. 비록 주인공은 자폐 스펙트럼의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희귀하게도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자폐인으로 나온다. 그래서 주인공은 기억력이라는 측면에서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 부분이 요즘따라 내 머릿속에 계속 맴돈다. 내가 본 모든 게 다 머릿속에 사진처럼 남는 능력이 있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남들이 천재라고 부르는 삶은 어떤 삶일까.


그냥 오늘은 일 때문에 징징 대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끄적여 본 글이다. 어휴, 일 하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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