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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끼똥 May 08. 2024

세미 우울증

몸무게는 세미아님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 수술을 앞두고 내 자신을 놓았던 결과가 이런걸까. 자꾸 습관적 씹기, 마시기를 원했다. 약간의 공복감만 느껴지만 그러면 안되는 것 마냥 입에 자꾸 뭘 넣고 마셨다. 그 결과는 당연히 인생 최대치의 몸무게를 달성했다! 빠밤. 나는 아주 천천히 야금야금 쪘다. 그랬다. 처음이다. 이 몸무게.


   입으로 아 운동해야하는데 하고 말하는 아가리다이어터가 바로 나다. 벌써 한달째 "아 운동해야지" 하면서 집근처 헬스장을 눈여겨만 보고 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속옷을 입은 내 모습을 보았다. 거울 속 내 모습은 너무나 팽창되어 있었다. 한 1.8배정도. 곧 2배가 될 수도. 저녁으로 토마토와 쿠키를 먹고 갑자기 예전에 입었던 레깅스와 브라탑을 입고 글을 쓰고 있다. 운동복을 입고 거울을 보니 허리랑 배가 앞 뒤로 두툼해져 있다. 


   그러다 아 내가 아주 경미한 우울증에 걸렸던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예전의 내 모습은 주2~3회는 꼭 어디를 갔었다. 세미나를 가거나 강연, 전시회를 혼자라도 갔다. 주말 아침에 혼자 남산에도 갔다.  다양한 경험들을 좋아했던 나인데, 어느 순간 모든게 없어져 버렸다. 분명 내가 좋아했던 것들인데 말이지. 뽈뽈뽈 거리고 움직이던 것들이 없어지고 먹는 것은 더 많아졌으니 살이 찌는게 당연하다. 아 호르몬 주사 영향도 탓해보자. 하지만 수술 이후는 내 탓인데 


 수술 후 70일 정도가 지났다. 이제는 관리를 해야할 때!  진짜 운동 꼭 등록한다.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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