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신뢰받는 사람의 태도

by 아끼똥

조직문화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었다. 사람 사이의 거리, 팀의 분위기, 신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다룬 문장들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에게로 질문이 돌아온다. 나는 이 팀에서 어떤 사람일까. 잘하고 있는 걸까. 팀장님은 나를 어떻게 보고 계실까.


그러다 신수정 작가의 『일의 격』에서 한 문장을 읽고 마음이 오래 머물렀다. “리더가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는 대상이 안 되는 게 좋다.” 책은 말한다. 잘 맞는 인재는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서 리더가 자꾸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라고. 반대로 맞지 않는 구성원은 감정 기복이 심하고 말이 잘 통하지 않아 리더가 신경 쓸 일이 많아지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 문장을 읽으며 문득 나를 돌아보게 됐다. 한동안 머릿속이 조용해졌다. 그리고 생각했다.


잘하고 있는 걸까, 괜찮은 사람일까. 아직은 모르겠지만, 오늘도 내 자리에서 애쓰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 내 자리를 지키며 안팎으로 먼저 챙기고, 흐름을 살피고, 일이 막히지 않게 중간에서 조율한다. 팀장님과는 표정이나 캘린더 등 상황을 읽고 타이밍을 맞춰 안부를 건네거나, 점심 식사를 함께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의 관계다. 그런 자연스러운 교류 속에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일은 맡겨지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먼저 움직이는 쪽이 편하다는 것. 팀의 공기를 가볍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든든한 일인지, 그리고 나도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는 마음 같은 것들.


그래서 요즘은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던진다. 나는 지금 팀에 어떤 에너지를 주고 있을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일까. 아직 완전한 답은 없지만, 최소한 누군가의 에너지를 앗아가는 사람은 되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말 없이도 흐름을 지키고, 내 역할을 조용히 해내며, 누군가의 부담이 되지 않는 구성원. 그게 지금 내가 바라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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