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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팅베터 Oct 17. 2021

캠핑과 밀 키트

 캠핑장 예약이 어려워 한동안 캠핑을 다니지 못하다가 지난주에 상주시 성주봉 야영장을 다녀왔다. 3시간이 걸려 도착한 성주봉은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숲이 울창했다.

국립 야영장은 오랜만에 왔다. 예약하기가 어려워  한동안 사설 야영장을 이용하곤 했었다. 인위적인 사설 캠핑장과는 다르게 성주봉 야영장은 그냥 그곳에 있는 것만 로 힐링이 되었다.


그동안 사설 캠핑장에선 밀키트가 너무 맛있었다. 이상하게 성주봉에서는 밀키트 음식에 새로움을 느끼지 못했다.

우리 부부의  캠핑은 8년 정도 다니면서 우리의 캠핑 음식에 변화가 있었다. 만들어 먹던 음식들도 차츰 밀 키트로 대체되고 있었다.


처음에 밀 키트를 접했을 때는 이런 생각을 했다. 음식 만드는데 시간을 절약해서 캠핑 본연의 의미를 생각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 생각대로 많은 시간이 절약되었다. 그러나 그 절약된 시간은 그렇게 효율적으로 보내진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아무리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진 밀키 트도 양념은 신선함을 느끼지 못하고 그냥 바깥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캠핑을 다니던 시절에 캠핑음식을 만드는 것도 캠핑의 재미라 생각했던 기억이 서서히 떠오른다.


시간을 아낀다는 생각으로 밀 키트와  익숙해진지 3년이 훌쩍 지났다. 캠핑 본연의 맛이 빠진 캠핑을 하고 있진 않았나 후회스러운 생각이 든다.

이제는 완벽하진 않지만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즐겼던 나를 소환하고 싶다. 지난번 상주시 성주봉 야영장에서 마지막 밀키트 먹으면서 우리 부부는 같은 말을 했다. “우리 이제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자”


별거 아닌 말이었지만 서로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구가 생겼나 보다.


캠핑을 쉽게 다니면서 잊고 지낸 캠핑 본연의 맛을 이제부터는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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