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아내와 등산을 갔다. 한 시간 정도 산을 오르니 배가 고파 미리 싸온 김밥을 먹기 위해 숲 속 운동기구들이 많은 밴치로 이동하였다. 그곳에는 맨몸 운동뿐만 아니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기구들이 많이 보였다.
철봉 주변에 20대 초반의 남자 3명이 운동하는 모습이 눈에 띄어 점심을 먹는 동안 지켜보았다.
반팔티를 입은 겉모습을 봐서는 근력운동을 많이 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3개 정도 턱걸이를 하는데도 철봉 끝까지 턱이 올라오질 않았다. 근데 필자의 눈에 들어오는 건 다른 이유였다. 3명 모두 팔목에 스트랩을 감고 있었다. 철봉을 잡고 있는 힘이 부족해서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나 싶다.
턱걸이는 등근육 발달에 적합한 복합관절운동이다. 즉, 등근육을 주로 사용하여 턱걸이를 하지만, 여러 가지 관절 및 근육 군을 이용해야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사용되는 근육군으로는 광배근(등), 삼각근(어깨), 삼두근, 이두근, 전완근 등 이 있다.
턱걸이할 때 팔목에 스트랩을 사용하면 전완근에 힘을 주지 않아도 손이 철봉에 단단히 고정된다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철봉 초보자는 손목 스트랩 사용 시 주의 사항 및 오버트레이닝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
1. 스트랩은 전완근의 발달을 느리게 한다.
턱걸이는 광배근이 주로 개입하긴 하지만 하나의 근육으로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근육군을 이용한다. 스트랩을 사용하면 철봉에 손이 단단하게 고정되기 때문에 전완근을 사용할 기회를 잃는다. 사실 철봉에 매달릴 힘이 없는 초보자는 광배근(등근육)의 발달도 덜 되어 있을 거라 추측된다. 즉, 광배근이 덜 발달되어 턱걸이 개수가 적은 거지 철봉에 오래 매달리지 못해서 턱걸이를 못하는 게 아니다.
2. 스트랩은 마지막 2세트에 사용하자.
턱걸이를 여러 세트 하다 보면 여러 가지 근육 군중에서도 전완근이 먼저 지쳐서 철봉에 매달릴 힘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 등근육(광배근)은 턱걸이를 몇 개 더 할 힘이 남아있지만 전완근의 힘이 부족한 경우 스트랩을 사용하면 마지막 세트까지 턱걸이를 할 수 있다.
3. Over training 은 근 손실을 가져온다.
필자가 산에서 점심을 먹고 쉬는 시간 동안 그 20대 남자 3명은 계속 턱걸이를 하고 있었다. 한 가지의 동작을 40분 이상 하고 있었다. 턱걸이 초보자라면 운동시간에 욕심을 부릴게 아니라 적당한 운동 후 근육 회복을 위한 휴식에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었다.
초보자 입장에서 턱걸이를 오랜 기간 많이 하면 근육 발달이 아니라 근 손실이 발생하여 운동을 하는데도 근육 발달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생활스포츠 지도사(보디빌딩) /맨몸 운동인(1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