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 강사, 한국인 강사
그저 직관적으로 배우고 싶었다.
영어라는 언어를 접하면서부터 자주 들어왔던 게 있다. 초보자에게는 한국인 강사가 맞고, 레벨이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원어민 강사가 좋다는 것이다. 오래전 일대일 영어학원에 영어회화 수업을 수강하려고 전화를 하여 상담을 받은 적인 있다. 그 학원 원장은 나의 수준과는 상관없이 한국인 강사에게 수업을 받도록 권유를 하였다. 그리고 레벨이 상승하면 그때 원어민 강사가 배치될 것이라고 하였다. 알고 보니 그 학원의 강사진은 한국인이 외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다. 그래서 나에게 그런 권유를 하였던 것이었다. 수강은 하지 않았지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학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실 필자는 영어교육에 대한 커리큘럼에 관해선 잘 모른다. 영어 잘하는 한국인 강사가 필요한 사람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을 것이다. 원어민 강사가 교수법이 더 좋고 그렇다는 말이 아니라, 언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학생 입장에서는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오래전 영어를 잘하지 않은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들은 영어회화를 시작할 때 어떻게 하였는지를. 대부분이 한국인 강사와 먼저 수업을 하였다고 하였다. 이전 글에도 언급하였지만, 영어가 공부로 생각하는 게 싫었다. 공부처럼 해야 빨리 할 수 있는 부분도 있는데 그런 걸 잘하지 못한다. 나에게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배움에 있어서 새로운 것을 아는 즐거움보다는 스트레스로 생각이 채워지는 게 싫었다.
필자의 나이를 감안하면 중고등학생 시절에 문법책 위주로 영어 공부를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난 Article 위주의 읽기 자료를 주보 보았다. 지금 기준에서는 아니지만, 그때 당시는 필자는 다른 학생들과는 다르게 영어를 생각했었던 것 같다. 영어회화라는 수업은 한 번도 들은 적은 없지만, 뒤늦게 대학시절에는 영어 한 달 합숙 영어 캠프를 2번 갔었다. 원어민 강사 1명당 학생 8명이 하루 종일 영어수업을 하는 것이었다. 강사든 학생이든 어떤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말하든 영어로 해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어 영어 스피킹 실력을 늘리려는 의도였던 것 같았다. 처음 참가해보았고, 그때 당시 다들 이렇게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아서였는지는 몰라도 지금은 그 언어를 배우려면 그 언어를 사용하는 원어민에게 배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어를 외국어 자체로 받아들이고 싶었다. 누군가 한번 걸러주는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오역되지 않고 그저 직관적으로 배우고 싶었다.
대학생 때는 캔자스에서 교환학생으로 있었다. 나름 말하기 자신감도 있어고 생활하는데 문제 될 것 없다고 생각했다. 한 번은 학교 행정실에서 교환학생 관련 서류 작업을 하기 위해서 갔었다. 직원은 필자가 외국인 것을 감안하고 아주 천천히 또박또박하게 말하고 있었지만. 난 거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 단어, 그 문장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발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모르는 것은 단어의 사전적 의미만 봐왔기에 어떤 상황에 적절하게 적용하는 연습이 부족해서였던 것 같다. 사실 필자의 영어실력이 문제였겠지만,
모든 상활을 고려해서 듣고 말하는 연습을 국내에서 하기란 조금은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한국어 단어 하나와 영어 단어 하나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것이 있기에 영영 사전에서 그 의미를 봐온 필자지만, 그 단어를 영영사전을 보면서도 생각은 한국식으로 했었던 것 같다.
결국 원어민 강사를 구하는 것이 돈문제로 귀결되겠지만, 언어를 풀어갈 때 생각하는 방식은 언어마다 조금씩 다를 것이다. 단순히 외국인은 Open minded person과 같은 단순한 생각이 아니라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그 생각하는 방식도 본인도 모르게 같이 배우는 것이다. 지금은 전화영어를 11년 동안 하고 있으면서도 한 번씩 놀랄 때도 있다. 아.. 왜 이런 표현을 썼는지 그 배경을 알게 되는 게 문화적인 차이도 있지만, 생각하는 방식의 다름도 있었기 때문이다. 언어를 배움에 있어어도 작은 것 하나하나에 집중했던 시절에 미리 알았더라면 지금 은 좀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