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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ulism Mar 18. 2024

'뭐 재밌는  일 없어? 병' 고치기

내가 지은 나의 병명은 '뭐 재밌는 일 없어? 병'이다. 이 증상은 가끔씩 불현듯이 등장하는데, 특히 무언가를 꾸준히 해나갈 때 오는 지루함의 중간쯤에서 온다. 바쁘지만 너무 심심하니까 뭐라도 다시 '재밌는 일'을 시도하고 싶고, 그러니까 이것저것 계속 재밌는 일들을 찾아 나서는 하이에나와 같은 셈이다. 카톡 해서 친구들에게 "뭐 재밌는 일 없어?"라고 묻거나(때로는 안부 대신 묻는 인사말이 되기도 하지만), 스스로 콧노래를 부르며 어디 뭐 재밌는 일이 없나~?라고 다양한 분야를 탐닉한다. 근데 요즘은 이 병을 좀 고치고 싶다. 재미없는 것도 참을 수 있어야 하는데, 지루한 일들을 못 참는 건 요즘 들어 별로인 것 같다. 지루함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어야 하는 게 내가 생각하는 멋진 사람(?) 같다. 운동도 꾸준히 하기 시작하면서 또 아... 뭐 재밌는 게 없나 주변을 둘러본다. 꾸준한 것들을 쌓아 올릴 때마다 도지는 이 '뭐 재미있는 일 없어? 병'은 아주 고약하다. 이 고약한 병을 고치기 위해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이것 또한 '뭐 재밌는 일 없어? 병'과 맥락을 같이하는 변종이라는 걸 알고 순간 흠칫 놀라며, 그저 지금 해야 할 일들을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 게 답이구나 생각했다. 그러니까 꾸준히 쓰기로 했던 이 글을 계속해서 써 내려가고, 아침에 일어나서 하기로 했던 운동과 독서를 그냥 올곧이 해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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