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어른되기
이른 아침이다. 새벽 공기가 맑다. 버스를 타고 사무실로 향한다. 일본어를 배우기 위한 자투리시간이다. 공직자 전화일본어과정을 신청했고 그 과정이 끝났지만 개인회원으로 JPT를 더 배우고 있다. JPT 점수나 성과를 위한 공부도 중요하지만, 하나 더 배우고 국제화에 걸맞은 인재가 돼 가는 과정이 신난다. 교토에 여행을 가든, 파견을 가든 그 과정에서 내가 느낀 순수한 앎의 즐거움이나 지적인 만족감이 더 큰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때론 계획에 틀어져 시간표작성에 무리가 있나 고민도 한다. 하지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일본에서 일해보고 싶다. 나에게 있어서 일본어는 개인적인 성장의 기회로 가는 열쇠와도 같다.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을 가끔 보고 있는데 만들어먹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며칠 전 친구와 함께 히츠마부시(장어덮밥)를 먹어보았다. 버스 편을 몰라서 한여름에 땀을 줄줄 흘리며 수목원 정류장에서 음식점까지 겨우 도착했는데 너무 힘이 들었다. 나중에 도립미술관입구 정류장이 그 음식점 앞에 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허탈감마저 들었다. 그리고 호텔에서 먹은 구운연어스시맛은 얼마나 좋던지... 학교, 학원 같은 정해진 공간을 벗어나 혼자 인강을 듣고, 독서동호회를 나가고, 심지어 버스 기다리면서도 일본어 뉴스를 듣는 것처럼 나만의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 나만의 방식으로 공부하고 배운 경험을 말하고 싶다. 다락원 사이트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좋고 독서동호회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어 좋다. 책이란 매개체를 통하여 매달 다른 주제로 만남은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그래서 또 좋다. 뿌듯하다고나 할까.
일본어를 선택한 이유는 내가 대학생 때 관심을 가졌던 언어이기에 그렇다. 제주에서 중국어가 더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난 일본어가 더 실용적이다고 생각한다. 대일관계 역시 중요하고 말이다. 일본어를 배워서 JPT 시험을 보고 합격점을 받아서 재외공관 공무원 파견 가고 싶다. 나 자신에게 대한 도전이자 세상에 대한 도전이다. 처음 그 기회를 접했을 때 얼마나 기쁘고 설레든지 모른다. 보물 찾기에서 보물이라도 찾은 양 좋았다.
일본어를 배우고 하루 몇 문장씩 쓰기를 하고 있다. 저번시간은 일본어 형용사를 공부했다. 세상을 배우고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기 위해서 형용사는 꼭 필요한 것 같다. 좀 더 풍요롭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고 있다. 먼 북소리란 책인데 순수한 북소리의 리듬이 들리는 것 같다. 어른이 되어서도 좌절하지 않고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사는 삶을 살고 싶다. 그게 내가 사는 이유이며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