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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비스커스 Jun 02. 2023

한 자영업자의 고백

떡튀순

며칠 전, 동네 떡볶이 가게에 갔다. 

물론 동네라곤 하지만, 걸어갔다 오면 찬음식은 미지근해지고 뜨거운 음식도 미지근해지는 거리다. 

이런 수고를 하는 이유는, 아내가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날은 푹푹 찌고

난 운전을 못하고, 아내는 떡볶이가 먹고 싶다 하고 배에선 꼬르륵꼬르륵 소리가 난다. 

아내가 일을 멈추고 차를 몰리 없다.

나는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는 떡볶이가 먹고 싶다 하고

어디서 오토바이는 신나게 부앙브앙 소리를 낸다.  


떡볶이를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앉아 있었다. 

손님은 나밖에 없었다. 

주로 배민으로 주문이 들어오고 있었다.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주인남자는 다리에 깁스를 하고 동네지인으로 보이는 남자와 얘길 나누고 있었다.

어차피 그는 주방에 별 도움이 되지 않기에, 홀을 지키는 거 같았다. 

동네지인은 듣고 보니 선배였다. 

맥주를 마시며, 이런저런 주변 상인들 욕을 하기 시작했다. 

상인들끼리 술을 마시는 일이 자주 있는 거 같았다. 

취해서 욕을 하고 싸운 모양이었다. 

몇 달째 다툰 상대와 얼굴도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지만, 사과할 맘은 없다고 했다. 

그러다 무슨 말끝에 이런 말을 했다.


"난 지방에 살고, 배운 게 없고, 아는 것도 없어 보수야. 여긴 다 그래. 너도 그렇지?"


난 어서 떡볶이를 사서 아내한테 가고 싶었다. 

내가 들은 이 재밌는 말을 어서 들려주고 싶었다. 

카톡으로 보내기엔, 너무 아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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