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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비스커스 Jun 03. 2023

북극곰

굶주림

몇 달 전, 동물다큐를 봤다.

제목도 내용도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다만, 북극곰이 먹이를 잡으려 하루 종일 굶주리며 기다리는 걸 보았다.

얼음 속에 있는 물고기를 잡아먹으려 했다.

물고기는 곰의 예상과 달리, 물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곰은 물개를 잡으려 바닷가를 헤맸다.

작은 새끼도 여간 빠른 게 아니다.

쫓다 지친 곰은 그렇게 굶주리다 죽었다.


젊은 이들이 수년동안 하루 10시간 이상 공부해 합격한 공무원을 몇 년 만에 그만둔다.

들어간 시간과 비용이 상당한데도, 다 포기하고 돌아선다.

선배들은 그러지 말라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다.

회사는 전쟁터지만, 밖은 지옥이라고.


나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공무원이, 선생이 경쟁하기 싫어, 두려워 관두는가?

이 조직이 경쟁이 치열한 곳인가?

나의 업무성과가 엄청나다고, 보너스 더 받고 조기승진하는 곳인가?

더럽고 치사해서 관두는 거다.

자신이 인간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인간 같지 않은 것들이 보기 싫어 관두는 거다.


회사가 전쟁터란 말은 동의하기 어렵다.

종으로 연명할 것인가? 주인으로 전사할 것인가?

모두 각자의 몫이다.


회사는 지옥이고 밖은 죽음이다.

천국은 따로 있다.

다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지옥이 편하다면, 지옥을 떠날 수 없다면, 그럼 우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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