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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비스커스 Mar 18. 2024

지옥 아니면 높은 파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 영화의 한국판 제목은 ' 로스트 인 더스트' 다.

직역하면, 먼지 속에서 길을 잃다? 

내용과 맞는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왜냐면, 주인공들은 선명한 목표를 가지고 행동한다. 

다만 비극으로 치달을 뿐이다. 

길을 잃는 거와 다른 의미다.

어차피 희망은 없고, 미래는 달라지지 않을 거고, 

가난은 대를 이어 계속될 테니까. 

'어떤 일이 있더라도' 비극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 


내용을 아주 짧게 설명하면, 

배운 거 없는 가난한 두 형제가 있다. 

물려 받은 건 빚과 땅.

땅에서 석유가 발견되는데, 은행이 작은 빛을 핑계로 몽땅 삼키려 한다. 

형제는 융자금을 갚으려, 은행강도 짓을 한다. 


형제는 은행강도를 하며, 결국 사람을 죽인다. 

형제 중 한 명도 죽는다. 

은행은 계속 일을 한다. 

이것이 자본주의다. 


부자와 권력자는 군대에 가지 않는다. 

사지 멀쩡해도 아프다. 

가난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이 전쟁터에서 만나 서로 총질한다.

오직 부자들의 패권을 위해. 

이기면 부자가 더 부자되고, 지면 나만 죽는다. 


형제는 은행에 사정하지 않는다. 

형제는 대신 은행을 턴다. 

세상을 원망하지도 않는다. 

세상에 구걸하지도 않는다. 

어차피 안 들어준다. 


사상과 이념은 나라마다 각각 다르다. 

하지만 결국 권력 문제다. 

굳이 중국과 미국을 비교하지 않아도 결국 구심점은 돈과 권력이다.

나머진 다 핑계다. 

전쟁영화의 장면들을 생각해보자. 

승전해서 기쁜가, 가족에게 돌아가서 기쁜가?

누가 애초에 그들을 전쟁터로 끌고 간 건가?

원래 그들은 가족과 함께 있었다. 


애국심이란 건, 어쩌면 부자가 가난한 젊은이들을 전쟁터에 보내려는, 게임의 졸로 쓰려고 만든

자신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허울좋은 말일 지도 모른다.   


몇 년 전에, 다큐프로에서 나온 내용이다.

주제가 무엇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한 젊은 청년(30대)이 반지하 방에서 고층주상복합 빌딩을 바라보며

이번생은 망했다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그는 나름 괜찮은 대학을 나왔지만, 현실을 바꿀 수 없었다고 한다. 

가난해서 졸업이 늦었던 거다. 그래서 대기업에 취직도 안 되고. 그래서 그의 이번 삶은 망한거다. 

(대기업에 간다고 그 빌딩에 살 수 있을까? 손흥민이 산다고 하던데)


난 이해가 안 갔다.

꼭 그곳에 살아야 하나?

근데 지금 이 나이에 그의 말이 계속 떠오른다. 

그가 말하고 싶은 건, 어쩜 높고, 공고한 벽이었는지도 모른다. 

평생 누군가의 노예로 살아야만 하는 자신의 처지였거나.

차라리 배운 게 없으면, 막걸리 한 잔 얻어 마시고 있는 집 노비라며 행복해 질 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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