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주
아내가 오미자주를 담갔다.
담금주를 두 병이나 넣었는데,
그 비싼 오미자에.
한 병 조금 넘게 나왔다.
나머지 소주는 어디로 간 걸까.
두 달 남짓한 기간을 숙성시킨 오미자주를 오늘 마셨다.
너무 달다.
무슨 진액같다.
아내가 어떠냐고 묻는다.
조금 진하다하니
맛을 모른다 한다.
원래 이런 맛이라 한다.
난 말없이 오미자 주를 마신다.
아내는 몇 주만에 맥주를 마시고,
난 오미자 주를 마신다.
아내는 안주가 없다며 라면을 끓이라 하고
난 너구리 밖에 없다고 한다.
아내는 너구리를 먹고
난 블랙새우깡을 먹는다.
난 내가 유한한 존재라며 협박하고,
아내는 자신도 유한하다 답변한다.
tv에서 캐나다 자연인이 나온다.
우린 자연인을 보며, 술을 마신다.
난 용기 없는 겁쟁이라 말하고,
아내는 겁쟁이는 재판하지 않는다고 비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