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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비스커스 Apr 03. 2024

취중진담

오미자주

아내가 오미자주를 담갔다. 

담금주를 두 병이나 넣었는데, 

그 비싼 오미자에.

한 병 조금 넘게 나왔다. 

나머지 소주는 어디로 간 걸까.


두 달 남짓한 기간을 숙성시킨 오미자주를 오늘 마셨다. 

너무 달다. 

무슨 진액같다.

아내가 어떠냐고 묻는다. 

조금 진하다하니

맛을 모른다 한다. 

원래 이런 맛이라 한다.

난 말없이 오미자 주를 마신다.


아내는 몇 주만에 맥주를 마시고,

난 오미자 주를 마신다.

아내는 안주가 없다며 라면을 끓이라 하고

난 너구리 밖에 없다고 한다.

아내는 너구리를 먹고

난 블랙새우깡을 먹는다.


난 내가 유한한 존재라며 협박하고,

아내는 자신도 유한하다 답변한다.

tv에서 캐나다 자연인이 나온다.

우린 자연인을 보며, 술을 마신다.

난 용기 없는 겁쟁이라 말하고,

아내는 겁쟁이는 재판하지 않는다고 비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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