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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비스커스 May 05. 2024

최악의 이웃과 사랑에 빠지는 방법

빈틈없는 사이


한국영화로 리메이크 된 프랑스 영화다.

이탈리아에서도 리메이크 한 거 같다.

아마 미국에서도 곧 나오지 않을까 싶다. 


포스터에 보이는 남자는 상처한 기업가다. 

아내가 사고로 죽은 후, 몇 년째 칩거하며 이상한 아나로그 장난감을 만든다.

당연히 팔리지도 않는다. 

그는 매번 이웃건물에 임차인을 쫓아내고 있다.

옛날 건물이라 그런지, 분명 다른 건물인데 벽은 하나다. 

그러니 소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에겐 식사꺼리를 사다주는 좋은 친구가 있다. 


여자는 피아니스트로, 약간 파파걸 같은 느낌이다.

스승인지, 아버지인지 모를 남자와 함께 살다 과감히 독립한다.

이제 나이도 먹고, 성공은 물건너 갔고,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살려고 마음 먹은 듯 하다.

그녀에겐 바람둥이 친언니가 있다. 

친언니는 가정이 있음에도 매일 남자를 갈아치운다. 

마치 간식 먹는 것처럼. 


여자는 이사온 첫날 피아노를 치고, 

남자는 귀신 흉내를 내며 여자를 쫓아낸다. 

일단 도망갔던 여자는, 마음을 다잡고 다시 돌아온다. 

결국 남자의 장난은 들통나고, 둘은 박터지게 싸운다. 

그러다 남자가 결국 패배하게 되고, 둘은 협상한다. 

각자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나눠갖는 것이다.  


둘은 호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남자는 여자를 만나는 게 두렵고, 여자는 오해를 쉽게 한다.

어쨌건, 남자는 여자의 오랜 숙원이던 음악적 성취를 이뤄준다. 

한마디로, 행운, 기적 같은 거다. 

그것도 여자가 자신을 깨고 나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남자도 여자를 위해 드디어 집에서 나가게 된다. 

그렇게 두사람은 오랫동안 괴롭혔던 과거에서 벗어난다 


굉장히 재밌을 줄 알았는데, 그냥 그랬다. 

근데 한국에서 리메이크한 작품은 거의 최악이었다. 

지루해도 너무 지루했다. 

왜 그럴까? 뭔 차이가 있는 걸까?

프랑스 영화는 성적인 에피소드가 많다. 

한국은 거의 없다. 대신 개인적 아픔에 초점을 맞춘다. 

한국은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못한다. 

프랑스 배우는 연기를 잘하는 지 못하는 지 분간을 못 하겠다. 


제일 웃겼던 장면은, 여자가 피아노를 치며 자신을 탈피하는 순간이다.

상의 단추가 열정적인 연주에 맞춰 하나씩 떨어져 나간다. 

그리곤 감춰졌던 풍만한 가슴이 노출된다. 

단순히 피아노를 기교로 치던 과거에서 곡을 느끼는 수준으로 진일보 하는 순간을 

아주 유머있게 표현했다.  


자식은 언젠가 반드시 부모에게서 벗어나야 한다. 

그걸 못하면, 평생 어른이 되지 못한다. 

영화는 그걸 말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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