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영화가 됐을 때
근래 이렇게 지루한 영화는 처음이다.
보통 영화들이 다 지루한데, 이건 압도적이다.
한씬 보는 게 힘들다.
마치 수학의 정석이나 순수이성비판을 읽는 느낌이다.
주인공이나 다른 등장인물이 떠드는 말이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다.
근데 말은 되게 많이 한다.
배우들이 대사 외우느라 고생했을 거 같다.
의미도 없는 말을 하고 또 하고 한다.
영화는 보여주는 매체다.
처음 시나리오를 배울때, 말로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씬을 쓰란 말을 듣는다.
우디알랜의 경우, 말도 행동이다.
수다쟁이가, 거짓말이 인물의 캐릭터가 된다.
이 영화는 아니다. 정말 스토리를 말로 설명한다.
거기다 과거의 일이다.
이미 벌어져 바꿀 수도 없는 사건을 일일이 설명하고 있다.
어떻게 안 지루하겠는가.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다면, 평점댓글을 안 달 수가 없었을 거 같다.
'나쁜 댓글을 달게 하는 게 감독의 의도?'
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소설로 쓴 게 영화의 원작이라고 한다.
소설은 안 읽어봤다.
소설을 영화로 옮기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