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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비스커스 Jun 02. 2024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악인의 자격


1993년도 영화다. 

다시 포스터를 보니, 신해철이 참여했다는 걸 알게 됐다. 

(더 이상 그의 음악이나, 모습을 보지 못해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유하감독 영화를 싫어한다.

아무것도 없는데, 있는 척한다.

그것도 솔직하지도 못하다.

겉 멋만 잔득 들었다.

아마 위선이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릴 거 같다.

근데, 이게 또 먹물들한테 매번 잘 먹힌다.


아무튼, 이 영화가 떠오른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바로 안철수 때문이다.

이제 그는 밑천을 다 보여줬다. 

자신이 누군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두 안다.

일단 말과 행동이 정반대다. 

거짓말은 습관이다.


근데, 그를 찍었다. 

분당에서.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그를 잘 모르나?

내 생각은 그게 아니다.

천당 밑에 분당이란 말이 있다.

분당에 사는 누군가들은, 자신들은 상류층이라 여긴다.

상류층은 악당이다.

악당은 당연히 더 큰 악당을 따라야 한다.

강남에서 얼통당통 않은 인물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되는걸 보면 알 수 있다.

인물을 보는 게 아니다.

난 상류층이고, 그러니 악당이고, 그건 자랑이고, 그러니 악당을 뽑는다.

나머지는 상관없다.


돈을 많이 번다는 건, 악당이 되는 자격조건이다.

한마디로 명예로운 악당인 것이다.

마치 외제차를 타는 조폭의 모습과 유사하다.

그 모습이 되려 다들 안간힘을 쓴다. 

미국 영화, 유럽 영화는 조폭두목을 찌질하게 그린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아주 근사하게 포장한다.

왜? 돈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 나쁜 짓 좀, 사람 몇 죽여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관객은 생각한다.

저렇게 되고 싶다고까지 한다.


난 생각한다.

본인 입으로 말하지 않지만, 스스로 악당이란 걸 인지하고, 하물며 자랑스러워 한다는 걸

왜 돈을 벌면 악당이 되어야 한다고, 되었다고 믿을까?

그건 부정하게 벌기 때문이다.

부동산투기, 주가조작, 뇌물, 사기, 과잉진료, 횡령.

솔직히 부모에게 재산을 물려받지 않는 이상, 

대한민국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돈을 벌어

강남이나 분당에 아파트를 살 확률이 얼마나 될까?

거의 없다.

당연히 악당이 맞다.


오늘도 드라마 속 재벌2세는 아무일도 하지 않고 느즈막히 출근해

손가락만 까닥이며 지시를 내린다.

여주인공은 그 모습에 반해, 정신을 못 차린다.

그게 안철수가 당선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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