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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가난

by 히비스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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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을 너무 재밌게 봤다.

난 원래 재난영화를 좋아한다.

한번은 속초에 간 적이 있는데, 태풍이 올라오고 있었다.

아내와 난 바닷가에 있었다.

강풍이 불었다.

우리 차가 소형차인건 맞지만, 심하게 흔들렸다.

아내는 돌아가자고 재촉했다.

난 좀 더 있고 싶었다.

무서운게 아니라, 뭔가 기대감에 차 있었다.

마치 바다로 끌려가는 듯한 느낌 마저 들었다.


이 영화는 1편 만큼 재밌지 않다.

새로운 게 없었다.

캐릭터도 밋밋했다.

재미교포 감독이 만들었다고 해서, 좀 더 기대를 했는데

왜 미나리를 찍은 그를 이 영화의 감독으로 선택했는지 알 거 같았다.

익숙해도 너무 익숙했다.

마치 8090년대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듯 했다.


이 영화에서 제일 인상적인 건, 다른 캐릭터들 이었다.

클라이막스 장면에 가면 초대형 토네이도가 분다.

주인공들은 주민들을 대비시킨다.

촌 무지렁이 주민들은 어벙벙한 게 정신이 없다.

어서 대피하라는 말에도, 노점가판을 붙잡고 있다.

당장 죽을 수 있는데, 몇 푼짜리 상품을 챙기려 한다.

보는 사람이 미치고 환장한다.


근데, 정말 재난이 가난보다 더 무서울까?

똑같이 난자가 붙는다.

재난은 순간이다.

운 좋게 살아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가난은 영원하다.

죽을 때까지 이어진다.

그럼 생각해보자.

재난이 무서운가 가난이 무서운가


대한민국 국민 상당수는 국가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래서 돈에 미쳐있다.

내가 나 살 궁리를 하는 거다.

투기로 나라가, 사회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당장 내가 죽게 생겼는데, 뭐가 중요하겠나.

욕할 수없다.

그래서 투기를 억제하려는 사람을 극도로 싫어한다.


내가 예전 집을 알아보려 부동산중개소에 전화를 건 적이 있다.

나이든 남자였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 욕을 계속했다.

부동산 가격을 떨어뜨리려 한다는 이유였다.

투기바람이 불면, 거래가 활성화되고 중개료를 받는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돈이 돈다.

모두 행복해진다.


다만 그게 빚으로 움직인다는 게 문제다.

재난이 무서울까, 가난이 무서울까.

우린 금융재난을 선택한 거 같다.

나만 운 좋게 살아남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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