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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섬가이즈

형제

by 히비스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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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영화 리메이크 작이다.

참고로 난 원작을 봤다. 정화히 말하면, 보다 말았다.

당연하게, 재미가 없었다.

싸구려 냄새가 팍팍 났다.


사실 이 영화도 몇 번을 포기하려 했는지 모른다.

100분 중, 50분 정도가 지루하다.

그런데 나머지 50분이 재밌다.

한마디로 웃긴다.

내용이 웃기는 게 아니라. 배우의 연기가 웃긴다.

사실 내용은 형편없다.

제일 웃긴건, 경찰관이다. (배우 이름을 모르겠다)

그리고 신부. '아이 엠 어 보이' 할때 미친다.

알고보니, 다 에드립이란다.

이 영화는 공포보단, 코믹에 가깝다.


삶이 무섭고 공허할 때, 난 내 형제들을 생각한다.

나에겐 형이 둘 있다.

나이차이가 많이 난다.

큰 형은 띠동갑, 작은형은 여덞살 차이다.

큰 형은 대학을 졸업 후, 건축회사에 들어갔다.

그 후, 계속 그 직종에 근무하고 있다.

월급은 그리 많지 않지만, 업무도 어렵지 않다.

서울을 포함해 몇 채의 집이 있고, 그 중 한 채를 아들에게 주었다.

외아들은 결혼해 딸을 낳았다.

외아들, 그러니까 내 조카는 작은 호텔에서 요리사로 근무한다.


작은형은 대학교수다. 뭐 유명하거나 저명한 사람은 아니다.

그냥 존재감없는 교수다.

그리고 이제 정년이 다가온다.

주식에 소질도 없으면서 계속 손을 대, 아직 집도 없다.

대신 빚은 있다.

다행히 애도 없다.

퇴직금을 받으면, 여차저차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문제는 나다.

아무것도 없다.

빚도 없다.

이게 가끔 사람을 미치게 한다.

삶이 허무하고 공포스럽다.

난 한 번도 이런 마음, 감정을 형제들과 나눈 적이 없다.

영화 속 두 남자는 친형제도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위해 목숨을 건다.


내가 이루지 못한 그 무언가를 가늠해 본다.

그리고 내 형제를 생각한다.

우린 같은 유전자와 비슷한 환경을 갖고 있다.

형들은 평범하다 못해 보잘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 내가 뭐 다른 결과가 있을 수 있겠는가.

그 재산, 학벌, 지위란 것도 사실 평균에 비하면 하찮다.

(본인들도 알기에, 되도 않는 주식하고 제대로된 해외 여행 한 번 안가며 절약하고 사는 게 아닌가 싶다)

난 한번도 그들의 삶을 부러워 한 적이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난, 어쩜 여기가 한계인지도 모른단 생각이 든다.

자기 위안일지도 모른다.

지금 죽어도 내가 그들보다 행복하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이 밤, 난 또 번뇌 속에 있다.

부족하고, 어리석고, 나약한 존재인 나를 자책하며.

만약 글을 안 썼으면, 지금보다 더 행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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