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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낭만

by 히비스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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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영화다.

난 이 작가의 영화를 좋아한다.

이유 중 하나는, 재밌는 조연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모두 주인공의 친구들이다.

결코 잘나진 않았지만, 유쾌하고 낭만적이고 지적이다.

그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좋다.

조금 모자라도, 우울해 하지 않는다.

모든 영국사람이 이렇진 않을 것이다.

사실 대부분 이렇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면이 있다고 작가는 생각하는 듯 하다.


한국사람은 어떨까?

낭만적인 사람은 없다.

느긋한 사람도 없다.

가난한 사람은 혐오한다.

외모가 떨어지는 사람은 루저다.

대화의 주제는 예술보단, 경제 얘기를 해야 한다.

자동차가 중요하다. 얼굴과 같다.

결혼하지 않으면, 뭔가 모자란 사람이다.

남에게 친절하게 대하면, 힘없는 사람이 분명하다.


그럼 한국사람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인물상은 딱 하나다.

아이돌.

그래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온통 아이돌이다.

캐릭터도 그렇다.

완벽한 사람들만 나온다.

물론 부모까지 포함해서.


완벽한 결혼, 완벽한 죽음.

가능할까?

어쨌건, 한국의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완벽한 삶을 주려고 노력한다.

근데 완벽한 삶만큼 재미없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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