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제임스 건을 좋아한다.
서사가 아니라, 그의 농담이 재밌다.
이번 영화에도 그런 걸 기대했다.
예고편만 봐도, 강아지가 나와 기대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제 허무맹랑한 스토리엔 흥미가 없다.
초능력, 영웅, 지구멸망 등등.
아님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tv만 틀면 나온다.
이전엔 외화만 그랬는데, 요즘은 한국작품들도 상당수다.
이 영화의 가장 독특한 점은,
수퍼맨의 고민이다.
그의 부모는 하등한 인간을 지배해야 한다고 유언했다.
그 내용을 모르고 자란 수퍼맨은 인간에게 동화됐다.
지배자가 아니라, 친구가 된 것이다.
나중에 이를 아니, 정체성에 혼란이 온다.
(꼭 미국의 입장 같지 않나?)
미국을 우방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일베, 펨코, 극우 노인들 뿐일 것이다.
더는 다른 나라를 도와주는 존재가 아니다.
대신 돈을 빼앗는다. 피땀흘려 번 돈을.
그렇다고 미국의 하층민까지 그 돈이 가는 것도 아니다.
난 이 영화를 보며, 다른 생각이 들었다.
바로 악당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이다.
그들은 마치 '삼성' 이나 '구글' 에서 일하는 사람들 같았다.
분명 나쁜 짓을 하는데,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환호하고 흥분한다.
지구가 반으로 쪼개지는 순간에도 말이다.
다른 인류가 죽던 말던 상관없다. 내 회사만 잘 나간다면.
아마 보너스 때문일까?
이런 장면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
수퍼맨을 때려눕히고, 건물을 파괴하는 것이
마치 커다란 계약을 따 낸 것같은, 달 착륙에 성공한 나사직원 같다.
그들에게 수퍼맨은 바로 사장이다.
월급 주는 사람.
내가 일해서 정당한 보수를 받는 게 아니라.
구걸하는 입장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개는 건방지고, 더럽게 말을 안 듣는다.
대신 인간은 마치 로봇처럼 시키는 대로 순응한다.
일부러 연필을 떨어뜨리고 주으라 한다. 주워놓으면 다시 쏟아 놓는다.
행동만 보면, 진짜 개는 누구일까?
우린 인간으로 가치와 자격이 있을까?
자식을 학원에 보내기 위해, 중형차를 타기 위해, 아파트에 살기 위해
인간으로써 존엄을, 도덕성을 땅에 내려놓은 건 아닐까?
많은 극우세력들이, 보수세력들이 계엄을 찬성했다.
(대부분의 판검사가 심적으로 동조하지 않았을까?)
옳은지 그른지의 문제가 아니다.
나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의 문제다.
나만 이득이면, 남은 죽어도 상관하지 않는다.
이런 이들과 같이 사는 건, 치욕이다.
왜냐면 그들은 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