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아내와 여행을 갔다.
아내는 어렸을 적, 답십리에 살았다.
유명한 빵집이 있었다고 한다.
'뚜주르'
그곳에서 먹은 피자가 평생 가장 맛있었다고 한다.
물론 종로에 있는 정말 맛없는 피자를 먹은 후라 그렇다고 한다.
다시는 피자를 안 먹겠다고 했는데,
태어나서 두 번째로 맛본 피자의 맛은 환상적이었다고 한다.
사라진 그 빵집엔 파리바게트가 자리하고 있었다.
우연히 검색을 했는데, 있었다.
천안에 자리했는데, 엄청나게 큰 규모였다.
이 집이 맞나? 확인했는데 맞았다.
참고로 난 피자를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떡볶이는 싫어한다.
아내를 위해 이벤트를 마련하고 싶었다.
한 번 가자.
문제는 우리 소형차가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당연히 정비사는 문제 없다고 말하겠지만,
난 은근히 걱정됐다.
내가 늙은 건지, 아님 아내의 운전 솜씨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차 때문인지.
요즘 차를 타면 좀 불안하다.
속도를 조금만 높여도, 날카로워진다.
'웬만하면 60킬로 이하로 가자.'
난 이렇게 주문하곤 한다.
결론적으로, 우린 무사히 천안에 갔고 피자 맛을 봤고
쓸데없이 남들처럼 빵을 한 보따리 샀다.
개인적으로 냉장고에 들어갔다 나오면, 다 맛이 비슷해 진다고 믿는다.
가는 동안, 난 아내에게 질문했다.
행복의 조건이 뭐라고 생각해?
정말 당연한 대답이 돌아왔다.
'돈'
나는 말이 없었다.
'왜? 또 원하는 답이 아니야?'
'응.'
'그럼 뭔데?'
'부모'
'왜?'
빅터프랭크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란 책을 보면
살아남은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바로 좋은 기억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게 돈으론 절대 살 수 없는 것이다.
당연히 만들 수도 없다.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의 좋은 추억은 행복의 잣대가 된다.
오늘 일어난 일은, 추억과 비교해 본다.
오늘 일어난 일로, 추억을 되새긴다.
계속해서 기억을 소환한다.
엄청난 자산인 샘이다.
아니 전부다.
마치 되새김질하는 소와 같다 .
항상 기억을 소환한다.
그때 기분을 감상한다.
마치 영화를 보 듯.
모든 감정의 기준이 된다.
난 행복을 잘 모른다.
아예 기준이 없다.
대신 외로움, 슬픔, 두려움은 안다.
아무리 찾으려 해도
좋았던 기억이 없다.
상담하던 중, 상담사가 기뻐한 적이 있다.
내가 딱 한번 좋았던 기억을 말한 순간이다.
아마 친구들과 웃기는 일을 한 에피소드가 아니지 않나 싶다.
행복은 어떤 기분일까?
난 이렇게 웃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