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발
친구가 놀러왔다.
운전연습 한다고 나왔다가 급습한 것이다.
아내의 심부름으로 시내에 나와 있었다.
약국에 들러 연고를 사고, 빵집에서 식빵을 샀다.
'어디에요?'
'빵집인데.'
'나 집 앞이에요. 데리러 갈게요.'
나는 빵집 앞에서 기다렸다.
잠시 후 익숙한 차가 등장했다.
'대단하다. 거기서 여기까지 온 거야?'
'이제 장거리도 하려고요. 다음주에 친정에 김장하러 가야 해서요.'
'남편이 많이 바쁜 가보네?'
'네. 계속 부탁하는 것도 눈치보이고.'
'그래, 운전 하면 좋지.'
친구는 날 집까지 데려다 줬다.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다음에 다시 온다고 했다.
혼자 집에 있는 애가 걱정이 된다는 것이었다.
'머리 좀 깎아야 겠어요. 완전 폐인같아요.'
'그래?'
'네. 너무 길어요.'
아내는 한 번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
나도 깎아야 겠다곤 생각했는데, 아내는 아직 괜찮다고 했다.
내가 그렇게 보이는 구나.
아내는 머리가 떡져서 그렇게 보이는 거라고 했다.
거울을 보는데, 잘 모르겠다.
정말 폐인이 돼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