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인생사 새옹지마
나는 이 말을 믿는다. 거울에 무언가 비춰지면 어떤가? 뒤집어지지만 그대로 이어지지 않나. 양이나 크기가 똑같다고 할 수 없지만 좋은 일이 있다면 마냥 좋기만 하기 보다는 나쁜 일도 있을 수 있고 나쁜 일이 있다고 해서 내가 생각하는 나쁜 일만 생기지는 않는다.
이전에 나는, 이전이라고 하면 근 5년 정도 거슬러 올라간 나는 좋은 일이 계속 될거라는 자신감에 차있었다. 이제 내 인생은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자만이었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넘치는 나머지 여기서 안좋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강했다. 인생을 모르는 풋내기였다. 그러다 한 번 엎어지고 나니 다시 일어나기가 어려웠다. 이렇게 나쁜 일에 나쁜 일이 꼬리를 물고 나를 덮쳐 올 것 같은 흑백 속에 휩싸였다. 옆에서 아무리 아니라고 아니라고 해도 말이다. 눈을 동그랗게 다시 뜨고 초점을 맞춘 후에야 ‘아 인생에는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고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고 그런거구나’ 느꼈다.
뼈 아픈 경험이었다. 경험 끝에 알게 된 거라 잊지 않고 매일을 살아간다. 그렇다고 오늘 하루 중에 뭐가 잘 되면 ‘아 그럼 다른거 실패하는거 아니야?’ 하고 지레 겁 먹지는 않는다. 걱정하지도 않는다. 좋든 나쁘든 일으키고 받아들이는 내가 중요하다. 좋아도 나빠도 크게 일렁이지 않을 내가 필요하다. 큰 파도를 잘 타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내 키를 넘어버려 물을 잔뜩 먹을 수도 있고, 너무 얕다며 투덜거리다가 발 사이에 끼여진 조개를 주울지도 모른다. 이러나 저러나 커다란 바다같은 인생을 즐기며, 짠 물을 먹고 나면 덜 먹을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 구명조끼도 입어보고 모래놀이 도구 가져다가 물이 얕은 백사장에 퍼지고 앉아 나만의 재미를 찾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그렇다고 아직 오지도 않은 파도를 너무 두려워 하지는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