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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네, 오늘도 어제만큼

내가 찍은 사진

by 지니샘

운동이 끝난 뒤 올려다 본 하늘에 하얀 구름. “아 예쁘다” 나의 시원함과 뒤섞인 하늘의 아름다움 덕분에 기분이 배로 좋아진다.


터덜터덜 길 가던 중 풀잎 위에 앉아 있는걸 봤는데 어느새 내 허리 옆을 스쳐 가는 노랑 나비. “어 예쁘다” 나비의 순수한 노랑이 나에게로 퍼져가는 맑은 느낌.


도서관에 앉아 책도 읽기 싫고 요약도 하기 싫어 어쩌자고 가만히만 앉아 있는 내가 걸음을 옮겨 사람들틈에서 듣고 싶은 강의를 들으며 눈도 마음도 똘망해 진다. 동그란 눈 안에 비친 세상은 듣고 싶고 하고 싶은 이야기로 짜증 구름이 거치고 햇살 몇 가닥이 내려온다. ”예쁜 세상이다”


하루에 예쁨 포인트가 있다.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르는 순간들 중 “어머 예쁘네” 입으로 말할 때도, 마음으로 그릴 때도 있는데 그때가 바로 예쁨 포인트다. 어떤 것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자연도, 사람도, 벽에 무늬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행위가 될지도! 모두가 다른 것 뿐만 아니라 내 상태에 따라서도 상황이 달라져도 다르기에 알 수가 없다. 그저 예쁨 포인트가 있을 뿐이다. 만나고 나면 가슴에서 한꺼풀이 사그락하고 소리내며 벗거져 하늘하늘 날아간다. 영영 가버리는게 아니라 또 언제 다시 쌓일지도 모른다. 맑아진 가슴에 예쁨이 가득 채워진다. 사실 어쩔 때는 가득이 아닐 때도 있지만 어찌되었건 채워져 간다. 많이 발견되었다고 좋은 것도 없이 세상은 예쁨 포인트의 연속이다.


아마 세상은 예쁨 포인트로 넘칠텐데 나는 아껴먹는 사탕처럼 조금씩 맛보고 행복해 한다. 예쁨 포인트를 위해서 살아간다기 보다는 그로 인해 삶이 더 반짝 거린다. 또 다른 자매품으로 재미 포인트가 있는데 그건 다음에 이야기 하기로 하겠다!


오늘의 예쁨 포인트!

운동 끝난 나에게 귀 간지러이 가을을 속삭이는 길에서 만난 귀여운 표정의 노랑이! 무얼 보고 놀란건지 입을 못 다무는 귀염둥이가 오늘 나의 예쁨 포인트다.


어제는 수업이 끝나고 내려오는 계단에서 기다리고 있는 이를 잠깐 잊고 육성으로 ”우와! 진짜 예쁘다!“ 했다! 비와 나뭇잎, 바닥이 만나 어우러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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