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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름

머무르고 싶은

by 지니샘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그들은 어떠한 이유가 있어서건, 이유가 있지않던 나를 곁에 둔다. 나의 관계에 머무른다. 우리들의 얽힘, 그러니까 나와 그들의 내부작용을 그어보다 궁금해진다. 그 선의 이유들이. 선이 가지는 의미가. 알아낼 수는 없다. 그건 선을 이뤄낸 그들의 것이니. 살아가면 살아 갈수록 타인의 시선이나 생각이 더 모르겠다. 알 것 같다는 것도 조심스러워진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나는 어디에 머무르는가. 왜 저기인가. 순간 아무 이유 없이 나와 마주하는 누군가를 이해한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머리나 마음으로 혼자만의 말을 꺼내지말자 매순간 다짐하지만 무너진다. 이래서 저래서. 나는 너무 판단적이고 속물적이다 느끼며 나도 이어본다. 재미난 이야기를 해줘서, 잘 들어줘서, 우린 10년 지기니까, 유용한 정보를 주어서. 내가 꾸짖은 이유들에도 ‘그냥’ 이 포함된다. 그치만 나는 그냥을 더 큰 의미로 두고 어딘가 머무르고 싶다. 뭐 해서, 해줘서가 아니라 그 존재 자체를 의미 두고, 의미 짓지 않고 의미를 그저 두고. 베가 아파서 계획했던 시간을 미뤄두고 한 걸음씩 옮긴다. 또 갑자기 그 누구와도 아닌 나에게서의 머무름에 발걸음이 멈춘다. 오늘 밤은 여기서 오랫동안 머물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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