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여행 가는 길

불협화음

by 지니샘

불협화음을 좋아한다고? 왜? 그걸 도대체까지 말하려던 내 입술이 멈추었다. 내 시선이다. 판단이다. 평가다. 세상은 나로만 정의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게 있다. 이또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렇다. 대중교통 특히 기차나 버스 타고 어디론가 가는 거, 운동 마치고 목적지를 향해 걷는거,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로 하루를 채우는 거. “아우” 좋다 소리가 절로 나오게 좋다.


나와 맞지않은 걸 찾다 자꾸만 싫어하다와 맞지않다를 동일시 했다. 등위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에 ‘맞지않음이 대체 뭔데?‘ 반문하고 또 했다. 그러다 내 생각도 하지 못하고 단어도 생각하지 못하고 이게 뭔지 왜 나는 이런 물음을 가지는지 근원지를 파고 들어 갔다. 맞음/맞지않음, 좋음/싫음, 뚝 하고 이분법적으로 나뉘어진 단어 사이가 멀어졌다. 거리가 점점 늘어나더니 시야에 점처럼 보이게 되었다. 어떤 단어의 사이인지, 극단이 무엇이었는지 중요하지 않다는 듯 나는 뛰었다. 놀았다. 터져 버린 웃음이 긴 길을 더욱 길어지게 밀어내는 듯 했지만 오히려 좋다며 더 웃어댔다. 이 안에서라면 뭐든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내가 지나다니는, 누군가 찾아올 길에 꽃을 심었다. 예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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