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좋은 날들을 되려 좋게 흘려보내지 못한다.
나만 그런 것인가. 아니면 나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도 있는 것인가 모르겠다. 좋은 날, 기쁜 날이 있으면 그날들을 충분히 즐기는 것에 야박한 것 같다. 좋으면 좋다고 박장대소를 하며 만끽해도 괜찮은 날임에도 왠지 모르게 불안하기도 하다. 내가 이렇게 마냥 좋아만 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그렇게 기분 좋은 날도 그저 그렇게 흘려보내고, 기분 나쁜 날은 성질 한껏 내며 지낸다. 그렇게 소중한 하루를 허비한다.
젊음은 그 어떤 재물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시간이다. 젊다는 것 자체만으로 큰 축복이다. 돈이 많은 거부도 그 시간을 살 수가 없다. 그만큼 시간, 젊음은 귀하디 귀한 것이다. 하지만 젊을 때는 그 축복을 알지 못한다.
나의 젊은 시절을 생각해 봐도 그렇다. 내가 기운이 펄펄 나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닫지 못하고 작은 일에 목매며 살았던 것 같다. 나와 상관도 별로 없는 이들의 말 하나에 나의 에너지를 쏟으며 기분이 잔뜩 상해있곤 했었다. 그리고 욕심껏 일이 성사되지 않는다며 찡그린 얼굴로 뚱하게 지내고 있었던 것 같다. 하등 중요하지도 않은데 말이다.
과거의 나만 평가할 일이 아니다. 지금, 오늘의 나도 미래의 내 모습을 생각하면 젊다. 사회적으로 전성기라고도 할 수 있다. 활기 넘치고, 경험이 쌓여 자신감도 넘치는 커리어 전성기이다. 이런 시절이 언제 다시 오겠는가. 나라고 남들과 다르게 60대, 70대에도 파릇하게 활개를 치며 사회활동을 할 수 있겠는가. 설령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지금의 에너지와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 당장 나의 욕심만큼 일이 풀리지 않는다며 기분 나빠할 시간이 없다. 지금의 나는 누가 뭐래도 내 인생의 전성기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나의 전성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