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아빠의 부재는 가족 모두에게 상처를 줬고, 그 상처의 깊이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이제 더 이상 아빠가 계실 때의 가족 형태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그래도 아빠는 내가 첫째라는 사실을 존중해 주었고, 나를 항상 첫 번째로 챙겨주려고 하셨다. 그런 부분은 사실 당연하게 생각되었다. 하지만 더 이상 내 곁에 그런 존재가 없고 가족들은 각자 뿔뿔이 흩어져 살아간다.
서로의 감정을 헤아려 주지 않는다며 서운해하고, 그렇게 토라진다. 각자가 아빠의 부재 속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며 말이다. 가족의 구심점이 사라졌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싶다.
그나마 있던 다른 구심점인 엄마의 부재가 또 닥치게 되면 다른 감정이 생기겠지? 부모님이 안 계시고 형제자매가 각자의 가정이 생기면 결국 교류가 없어진다는 말이 이런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렇게 서로가 서운한 점을 마음속에 품고는 멀어진다. 가족 간에도 주고받는 관계가 더욱 명확하다. 어쩌면 내 생각만큼 돌아오지 않을 때 그간 쌓였던 정마저 매정하게 끊기는 것이 가족 간의 정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