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올 때마다 돌아갈 ‘나만의 벙커’ 만들기
월요일 퇴근길은 늘 무겁다. 주말의 온기는 이미 멀어지고, 한 주의 시작에서 쏟아낸 에너지는 피로로 남아 몸 곳곳에 붙어있다. 저녁을 마치고 거실이 조용해질 무렵, 문득 방 안에서 혼자 있는 딸의 기척이 느껴졌다. 조심스레 문을 열어보니 아이는 종아리를 꾹꾹 누르며 주무르고 있었다. “아파.” 그 짧은 한마디에, 내 피곤보다 아이의 고단함이 먼저 보였다.
사실 나도 손으로 정성껏 주물러 줄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제안했다. “마사지 받으러 갈래?” 아이의 눈빛이 바로 반짝였다. 우리 집은 ‘마사지’ 앞에서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들이 모여 산다. 돌이켜 보면 가족여행의 기억에도 늘 마사지가 있었다. 태국의 습한 공기 속에서도, 베트남의 밤거리에서도 우리는 나란히 누워 ‘성장 마사지’를 받곤 했었다. 아들과 딸의 나이와 신체조건에 맞춰 강도를 조절해 주는 손길 아래에서 아이들은 금세 잠들었다. 그 시간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가족이 함께 숨을 고르는 방식이었다.
오늘 저녁도 마찬가지였다. 딸 옆에 누워 은은한 아로마 향을 맡는 순간, 문득 『더 해빙』이 떠올랐다. 이 책은 ‘지금 내가 가진 것을 느끼는 감각’이 풍요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커피 한 잔을 마실 때도 “나는 커피를 누릴 수 있는 경제력이 있다”는 마음을 온전히 맛보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월요일 밤, 딸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속도로 숨을 고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순간, 비슷한 감각이 내 안에 찾아왔다. ‘우리는 이미 갖고 있다’는 느낌 말이다. 그 깨달음은 감사로 이어졌고, 마음의 파도는 잔잔해졌다.
여기서 ‘힐링’이라는 단어는 조금 다른 뜻을 갖는다. 힐링은 특별한 여행이나 값비싼 이벤트가 아니라, 깨질 듯한 일상에서 나를 다시 조립해 주는 회복의 장치다. 누군가는 맛집에서 위로를 찾고, 누군가는 낯선 도시에서 숨을 돌린다. 또 누군가는 네일숍에서 색을 고르며 삶의 질서를 되찾는다. 겉모습은 달라도 본질은 같다. 무너진 나를 다시 세우는 방법을 스스로 알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방법을 미루지 않는 용기다.
내게 그 장치는 마사지다. 단순히 근육을 푸는 행위가 아니라, 스트레스라는 불청객이 찾아올 때 잠시 몸을 숨길 수 있는 ‘나만의 벙커’다. 벙커는 거창할 필요가 없다. 그곳에 들어가면 마음이 확실히 느슨해지고 숨이 길어지는지, 그 감각이 중요하다. 누군가는 골프장 잔디 위에서 생각이 정리되고, 누군가는 퇴근 후 러닝으로 하루의 찌꺼기를 털어낸다. 핵심은 남들이 좋다는 것을 따라 하는 데 있지 않다. 내 심장이 ‘여기서 살겠다’고 말하는 장소와 습관을 찾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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