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대신 “핵심은 이미 좋다”고 말했을 때 벌어진 변화
“리더의 한마디가 팀원의 다음 문장을 바꾼다”는 사실을 어제의 에피소드로 다시 한번 확인했다.
팀원 A가 칼럼 초안을 이메일로 보내왔다. 다섯 장짜리였다. 인쇄해서 읽기 시작했다. 구조는 탄탄했고 흐름도 매끄러웠다. 문제는 디테일이었다. 오탈자가 시시때때로 시선을 방해했고, 같은 단어가 반복되면서 문장 호흡이 자꾸 끊겼다. 소리 내어 읽으니 더 분명했다. ‘이 상태로 상사에게 보고했다간 A가 어떤 피드백을 받게 될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예전의 나였다면 선택은 단순했다. A를 불러 앉히고 빨간 펜으로 표시하며 “여기, 여기, 여기”를 짚었을 것이다. 실제로 나는 다섯 장의 글을 꼼꼼히 읽었고 오탈자를 고치고 표현을 다듬었다. 의미가 겹치는 문단은 과감히 덜어냈다. 작업을 끝내고 나니 ‘지적할 준비’까지 갖춰진 기분이었다.
그런데 이번 부서로 오면서 리더의 언어가 가진 힘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던 참이었다. ‘무엇이 맞느냐’보다 ‘누가 어떻게 성장하느냐’가 더 중요한 질문이었다. A는 “잘하고 있다”는 확신을 받을 때 힘이 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이미 들었다. 친한 타 부서 부팀장 B도 이렇게 말했다. “A가 새 팀장님께 잘 보이려고 노력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작년부터 칼럼 쓰는 것에 대한 부담도 크다고 해요.” 그 말을 떠올리자 내 빨간 펜이 갑자기 무거워졌다. 오늘의 목표는 정답을 주는 일이 아니라, 다음 시도를 가능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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