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의 이름이 호출된 순간

왜 ‘뿌리를 존중하는 말’이 사람을 움직이는가

by 하랑팀장

사람을 움직이는 언어는 대개 그 밀도가 높고 간결하다. 화려한 수사나 장황한 찬사보다, 마지막 한 문장이 상대의 삶 전체를 관통하며 존중을 건넬 때, 비로소 정서적 공명이 일어난다.

어제 새만금 투자 발표 현장에서 그 전형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새만금에 약 9조 원 규모로 로봇, AI, 수소 에너지 혁신성장 거점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래 신산업의 전초기지를 구축하겠다는 이 과감한 구상은 지역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중대한 결단이다.


행사에서 대통령은 정의선 회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정주영 회장님이 자랑스러워하실 겁니다.”

그 찰나의 언급에 정의선 회장의 눈시울이 붉어졌다는 보도를 보며, 나는 메시지가 지닌 고유의 파동을 다시금 느꼈다.


이 장면을 조금 더 깊게 이해하려면, 새만금의 ‘시간’을 알아야 한다. 새만금은 전북 군산·김제·부안 일대의 대규모 간척·개발 사업으로 출발했지만, 방조제 이후에도 내부 개발이 더디게 진행되며 ‘수십 년 숙원’이라는 말이 따라붙었다. 그래서 이번 투자는 자본의 규모를 넘어, 멈춰 섰던 지역 과제에 민관이 다시 추동력을 붙였다는 신호로 읽힌다. 민간이 결단을 내리고 정부가 힘을 실어주는 과정은, 단순한 경제 논리 이상의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정주영’이라는 이름이 호출된 이유는 단순히 혈연을 언급한 것이 아니었다. 현대그룹의 창업자인 정주영(1915~2001)은 전후 가난의 폐허 위에서 중화학, 조선, 자동차 산업을 일궈낸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적 인물이다. 그는 불가능해 보이는 난제 앞에서 “해보긴 해봤어?”라는 일갈로 시대를 돌파했던 인물이었기에, 새만금이라는 거대한 도화지 위에서 그의 이름은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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