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관리도 인생 관리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대개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지극히 사소한 감각이다. 혀 오른쪽 옆면에 돋아난 작은 혓바늘 두 개. 하얀 점막으로 둘러싸인 이 미세한 염증이 평온하던 나의 일상을 속절없이 무너뜨렸다. 물 한 모금 마시는 것조차 고통이 뒤따르고, 음식을 먹을 때마다 찌릿한 통증이 신경을 곤두세운다. 아픔을 피해 왼쪽으로만 음식을 씹다 보니 이제는 멀쩡하던 왼쪽 잇몸마저 욱신거린다. 구내염이라는 가시 하나가 입안의 평화를 넘어 삶의 균형까지 흔들어 놓은 셈이다.
혓바늘(구내염)은 우리 몸이 보내는 가장 정직한 ‘경고 신호’다. 구내염은 구강 점막에 발생하는 염증 질환으로, 주로 면역력이 저하되었을 때 발생한다. 우리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수면 부족에 시달리면 자율신경계가 교란되는데, 이때 침 속의 항균 물질이 줄어들고 점막의 재생 능력이 떨어진다. 즉, 혓바늘은 단순한 염증이 아니라 “당신의 몸이 임계점에 도달했으니 제발 멈춰서 쉬라”는 몸의 절박한 외침이자 생존을 위한 제동 장치인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몸이 아프고 짜증이 밀려올수록 오히려 음식을 더 찾게 된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는 심리학적 근거가 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신피질에서 ‘코르티솔(Cortisol)’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의 작용을 방해하고, 보상 심리를 자극해 고열량 음식을 갈구하게 만든다. 입안이 아파서 먹는 행위 자체가 고통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무언가를 씹으려 하는 것은, 뇌가 음식을 통해 즉각적인 위안과 쾌락을 얻어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생존 본능의 발현이다. 하지만 이 모순된 행동은 결국 아픈 곳을 더 자극하고, 소화 기관에 무리를 주며 또 다른 스트레스의 악순환을 만든다.
나이 쉰을 넘어서니 이제 몸의 신호는 더욱 구체적이고 묵직해진다. 혓바늘에 이어 오른쪽 손가락의 뼈마디가 결리고 아파져 올 때면, 문득 건강의 소중함이 뼈저리게 다가온다. 속담에 “남의 집 염병이 내 고뿔만 못하다”거나 “남의 큰 상처보다 내 손톱 밑의 가시가 더 아프다”고 했다. 타인의 거대한 불행에는 무관심할 수 있어도, 정작 내 몸의 작은 비명 앞에서는 한없이 무력해지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건강할 때는 수십 가지의 걱정이 우리를 괴롭힌다. 노후 대책, 자녀 교육, 조직 내에서의 평판, 어제 끝내지 못한 보고서까지. 하지만 건강을 잃는 순간, 그 많은 걱정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오직 단 하나의 걱정만 남는다. 바로 ‘건강’ 그 자체다. 50대의 문턱에서 마주하는 통증은 단순한 노화의 증거가 아니라,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나 자신에게 보내는 미안함의 기록일지도 모른다.
조직 생활 28년을 버텨오고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는 개인으로서 나는 이제 ‘염증 관리’가 곧 ‘인생 관리’임을 깨닫는다. 내 몸의 작은 가시들을 방치하지 않고 다독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평온한 일상의 방어선을 구축하기 위해 나는 오늘부터 다음의 다섯 가지를 실천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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