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 아니라 ‘주도성’을 칭찬하기로 한 날
아들이 고등학생이 된 이후로, 집 안의 공기가 아주 조금 달라졌다. 큰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다. 다만 “엄마, 국어학원 등록해 줘”라는 말이 먼저 나왔다. 입학식을 한 그 주였다. 내가 스케줄을 짜서 떠밀기 전에, 아이가 먼저 ‘필요’를 말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 한 문장이 이상하게도 오래 남았다. 아이가 공부를 더 하겠다는 선언이라기보다, 자기 삶의 운전대를 잡아보려는 신호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오후,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아들에게서 연달아 전화가 왔다. 나는 타 부서 팀장과 꽤 무거운 통화를 하고 있어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부재중 통화가 두 개. 이어서 카톡도 왔다.
“엄마, 전화 통화 하고 싶어요.”
그 문장에는 다급함과 셀레임이 함께 있었다.
급한 일을 끝내고 전화를 걸었다. 요지는 단순했다. 비대면 화상 영어 과외 샘플 무료 수업에 당첨됐고, 토요일 오후로 예약했는데 부모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
“엄마한테 전화가 올 거야. 모르는 번호여도 꼭 받아줘.”
아이는 “엄마가 회사에 계시니 저녁 6시 이후에 전화 통화가 가능하다고 미리 말씀드렸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
“엄마, 내가 영어가 부족한 것 같아. 그래서 과외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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