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하던 방식에서 잠깐 벗어나는 일도 삶의 기술이다
매일 같은 길로 출근하다 보면 길이 아니라 습관을 걷는 기분이 든다. 늘 같은 지하철 칸, 늘 같은 계단, 늘 같은 편의점 앞 풍경.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다른 길로 가보면 안다. 풍경이 바뀌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환기된다는 것을.
지하철 대신 버스를 타면 창밖이 달라지고, 늘 지나치던 골목 대신 다른 길로 들어서면 내가 사는 동네가 낯설게 보인다. 별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 작은 변화가 생각보다 숨통을 틔운다.
일도 비슷하다. 하나를 매듭지으면 다른 하나가 올라온다. 급한 결재를 하고 나면 보고가 들어오고, 보고를 정리하면 또 다른 일정이 생긴다. 예전에는 그 흐름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하고 있는 일을 마저 끝내는 편이 마음도 편했고, 실제로 책상 위에 남은 일을 두고 나오는 것보다 마무리하고 퇴근하는 쪽이 더 개운했다.
그래서 휴가도 늘 이유가 분명할 때만 냈다. 학교 공개수업이 있거나, 치과 예약이 있거나, 미용실에 가야 하거나, 골프 라운딩이 있거나, 가족여행을 가거나, 몸이 아플 때 말이다. 일이 일을 만드는 상황에서 아무 이유 없이 쉬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는 조금 달라졌다. 3월에만 반반차를 두 번 냈다. 특별한 일정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냥 냈다. 말 그대로 목적 없이 휴가를 내는 게 처음엔 어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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