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이유들
꽃잎의 달큰한 향기가 사무실을 가득채웠다. 밀어서 전부 열어버리는 슬라이딩 창문을 열어두었기 때문이다. 계절을 타는 것이 분명하다. 피부도 겨울에는 한껏 광을 냈다가 봄과 여름이 오면 번들거린다. 얼굴에 광이 나는 시기가 여실히 다가왔다. 오늘은 한가할 줄 알았는데 끊임없이 방문객들이 오며 갔다. 산뜻한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열심히 정리하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나 되었나 시프다.
꿈을 꿀 적에는 화면 전환이 무척 빠르다. 꿈속에서 있었던 일들을 영화로 찍는다면 이렇게 어려운 영화산업 속에서도 몇백만은 금방일텐데 하고 아쉬운 마음에 늘 눈을 뜬다. 기억하려고 하지만 깜빡 정말 깜빡 잊어버린다. 엊그젠가 꾼 꿈에서는 죄가 없는 시간이라는 문구가 뇌리에 박혔다. 꿈 속에서 우리는 함께 있었고, 나는 기억도 안 나는 것을 시인하였다.
늘 본연에 집중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발산적인 생각과 상상들은 이것저것 일을 벌이기 마련이다. 내가 사용하는 챗지피티는 어떻게 하면 돈을 만들 수 있을까 지지리 궁상을 하도 떨었더니 내가 쓴 글들로 조그만한 부수입을 창출하라고 제안하였다. 본연이라는 것이 있을까? 다시금 발산한다. 어느 한가지에 몰두하다 그것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은 타격이 크다. 매몰되지 않고 본연에 집중하는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나로써 존재할 수 있는 간결하고도 명확한 방식은 그저 적어내리는 일이다. 나를 잃어버리지 않고, 굳건히 세우는 일이다. 다양한 것들로 삶은 구성된다. 사람간의 관계가 되었건, 지식의 축적이 되었건, 재물의 증식이 되었건 어느 하나에 몰입하다보면 다른 것들은 자연스럽게 소실된다. 무언가에 집중할 시기가 흐름이 있는 것만 같다. 학생 때에는 공부를, 돈을 벌 나이에는 집중하여 돈을 벌고, 여력이 생길 때 관계를 만들어나간다. 각각 중점을 두는 시기이지 어느 하나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으로 연결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글을 쓰는 것이나 기획을 하는 것에 이름을 내거는 일은 신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주체적인 주체성을 갖기 위해서는 언젠가 다가올 일들이었다.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기 전에는 대본을 적고 달달 외워본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나는 외우는 것에 젬병이다. 머릿속에 하나 각인되지 않는다. 대본을 던지고 현장에 던져졌을 때 뱉는 것들이 진짜 나의 것들이다. 무엇이든지 닥치거나 던져지는 것이 나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쓰잘대기 없는 것을 심오하게 고민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솔찬히 고민할 법한 것이기도 하다. 늘 생각을 정갈히 고민고심끝에 해야 언행이 말끔한 것이다. 마음의 주름들을 다림질하는 것이다. 멀끔한 착장과 말끔한 언행을 원하고 추구한다. 모난 마음도 칙칙 물을 뿌려가며 대려보는 것이다. 깔끔하고 정갈하게 문을 열고 산뜻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