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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산호 Mar 27. 2024

22. 상가넵 해상국립공원과 동고넵-무카와르섬 국립공원

22. 상가넵 해상국립공원과 동고넵-무카와르섬 해상국립공원  

    (수단)  산호초와 만타가오리     

- 여기에 오니 우리나라 완도의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나 남해안의 한려해상 국립공원이 생각나요.

- 모두 바다의 국립공원이지. 여기는 상가넵 해상국립공원과 동고넵-무카와르섬 해상 국립공원, 2개의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어. 2016년에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되었고. 그런데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았을까, 닿지 않았을까?


- 당연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겠지요. 그랬다면 보호해야 할 자연환경이나 동식물이 남아 있겠어요?

- 서글픈 일이지만 사실이 그렇단다. 상가넵은 수단의 해안에서 약 25km 정도 떨어져 있는 산호초이면서 홍해의 하나밖에 없는 환초(atoll)야. 동고넵 만과 무카와르 섬은 포트 수단에서 북쪽으로 약 125km 정도 떨어져 있고.

- 홍해라면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건넜다는 바다가 아닌가요?

- 인환이도 홍해를 아는구나. 

- 영화 모세에 나와요. 모세가 바다 위로 팔을 내밀었더니 바닷물이 갈라지는 장면이요. 그런데 우리나라 진도에도 바닷길이 갈라지는 현상이 있잖아요.

-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지. 매년 음력 2월 그믐의 영등사리와 6월 중순경에 바닷물이 갈라져. 

- 이유가 궁금해요.

-  주로 서해안이나 남해안,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곳에 일어나. 조수가 아주 낮아졌을 때 수심이 얕은 지형이 해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나는 거지. 진도 말고도 경기 제부도, 인천 실미도, 경남 소매물도 등이 유명해. 


- 정말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홍해를 건넜을까요?

- 성서학자들은 홍해가 아니라 소금호수를 지났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어. 히브리 성경에 보면 이스라엘 민족이 건넌 지점이 얌수프(Yam Suph)로 되어 있거든. 히브리어로 얌(Yam)은 붉다(紅붉을홍, 영어로 red)는 뜻이 아니라 갈대(Reed)란 뜻인데 번역자가 혼동을 일으켜 붉다는 뜻으로 본 거지. 

- 사람 눈은 참 믿을 수가 없어요.

- 그것 말고도 있어. 성경에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가 쉽다는 말씀이 있는데, 이것도 오역이라고 해. 발터 그래머가 지은 상식의 오류사전 747에 보면 말이야. 갈릴리 지방의 예수가 아람어로 밧줄(gamta)이라고 했는데, 나중에 그리스어 번역자가 착오로 밧줄(gamta)을 낙타(gamla)로 혼동했다는 거야. 그래서 우리는 낙타와 바늘구멍을 연결해서 말하게 되었다는 거지.


- 가만, 철자 하나가 다를 뿐인데.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어요. 

- 그런 일이 많아. 눈을 똑바로 뜨고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해.

- 산호초와 환초라는 용어가 나오니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바다가 무지 아름다울 것 같아요. 

- 맞아. 산호가 살아있는 동물이라는 건 기억나지. 산호초는 산호의 분비물과 골격이 쌓여서 생긴 암초고. 그것이 섬이나 육지 주변에 생기면 거초, 섬이나 육지에서 떨어지거나 평행하게 발달하면 보초, 섬이 가라앉고 그 둘레에 둥글게 남으면 환초야. 

- 아, 이제야 생각난다. 

- 지구에서 가장 북부에 있는 상가넵 환초는 수심 약 800미터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데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라. 산호초들이 풍부하니까 거기 사는 해양생물들도 다양하고 많아. 300종이 넘는 물고기들이 살면서 알을 낳는 곳이야. 돌고래, 바다거북, 상어가 쉬고 번식하고 먹이를 찾는 곳이기도 하고.


- 산호초가 생물들 안식처가 맞기는 맞아요.

- 그렇지. 동고넵만에는 무카와르 섬을 비롯해서 여러 섬들이 포함되는데 광대한 맹그로브 숲, 갯벌, 해초들이 있어 수많은 생물들이 살게 해주지. 상어, 만타 가오리, 멸종 위기에 놓인 듀공도 살고 있어. 

- 만타 가오리, 물속에 들어가 보고 싶어요.

- 스노클링하고 싶다고? 만타 가오리가 사는 곳은 물살이 세. 큰 가오리 잘못 건들면 물어, 큰일 나! 

- 진짜요? 

- 흐흐. 아니야. 생김새나 덩치에 비해 아주 온순해.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하고 새우보다 큰 건 못 먹어.


- 만타 가오리가 갈수록 궁금해져요.

- 만타 가오리는 지느러미 너비가 7~8미터이고 무게가 1톤가량이야. 어마어마하게 크지. 수명은 80년 정도이고. 수영하는 모습이 꼭 모포가 나풀거리는 것처럼 보여 스페인 사람들이 ‘만타 가오리’라는 이름을 붙였어. 우리나라에서는 머리지느러미가 꼭 쥐의 귀 같아서 ‘쥐가오리’라고 부르고. 영미권에서는 악마의 뿔을 닮았다고 ‘악마가오리’라고 불러. 

- 으이그, 진짜 무서워요. 다른 멸종 위기종들은 없어요?

- 멸종 위기에 처한 조류, 육지새와 바다새가 살아. 달팽이의 95%, 파충류의 90%, 식물의 37%가 다른 지역에는 없는 고유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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