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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산호 Apr 03. 2024

23. 알다브라 환초 (세이셸)

23. 알다브라 환초 (세이셸)  세계에서 가장 큰 환초     

- 알다브라 환초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 천천히 아주 천천히.

- 놀리지 마시구요.

- 그것도 12만 5천 년 동안 산호초가 쌓여 반지 모양의 산호초 섬을 만들었어. 접근하기 어렵고 식수도 부족하지만, 산호초 석회암이 사람이 올라서기 힘들게 뾰족한 모양으로 생겼어. 

- 그 덕분에 멸종 위기 동식물이 살아있을 수 있었다, 이런 얘기 하려는 거죠.

- 아하, 놀라운 발전이네. 7세기까지 세이셸에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어. 아무튼 그 덕분에 알다브라 환초에는 19세기 말에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코끼리거북(giant tortoises)이 15만 마리나 살고 있어. 녹색거북(green turtle)이나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대모거북(hawksbill turtles)같은 멸종위기종도 알다브라 해변에서 알을 낳아. 부비와 제비갈매기,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체수가 많은 군함새 군락, 어마어마한 물새 군락, 열대조가 살고 있고. 

- 그야말로 환상의 섬이네요. 산호초가 있는 바다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동물이나 식물도 좋아하네요. 

- 1960년대 초에 영국 해군이 기지를 세우려 한 적은 있어.

- 기지를 세웠다면 지금의 알다브라 환초는 세계유산이 되기 어려웠겠어요. 

- 맞아. 다행히 영국왕립협회와 미국 스미소니언 재단의 중재로

해군기지 건설이 중단되었어.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뚝 떨어진 외딴곳에 훼손되지 않은 자연이 남아 있게 되었어.

- 정말 다행이에요. 

- 세계에서 가장 큰 환초 속에 들어가는 알다브라 환초는 산호초, 환초, 석호로 나뉘어져 있어. 썰물이 되면 텅 비는 석호에 밀물이 들어오면 수심이 3미터나 되는 석호를 네 개의 거대한 산호섬이 에워싸고 있다고나 할까.

- 멸종 위기에 처했거나 다른 곳에 없는 동물도 있다고 들었어요.

- 수년 전부터 보이지 않지만 알다브라휘파람새, 알다브라까마귀도 살아. 세이셸제도에서는 사라진 줄 알았던 야자집게가 코코넛을 찾아 해변을 누비고. 제비갈매기 수천 마리가 둥지를 틀고 있고, 포유류인 큰 박쥐도 살고 있어. 

- 야자집게는 가재처럼 생겼나요, 꽃게처럼 생겼나요?

- 꽃게와 더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희귀식물이 많아. 부간빌레스, 코코 드 메르 야자와 같은 식물이 자라고 있는 원시림이 있어. 수천 종의 바다새가 살고 있는 버드, 아리드, 같은 섬도 있어. 다양한 생물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는데 심지어 여우, 게코우도 있어. 

- 코코 드 메르요? 처음 들어보는데.

- 그렇지. 세계에서 딱 두 군데 섬에서만 자라는 코코 드 메르는 야자수 일종인데 열매가 꼭 비너스를 닮았어. 그리고 씨앗이 얼마나 큰지 몰라. 세상에서 가장 클 거야. 무게가 22킬로그램이나 나가니까. 그런데 은행나무처럼 암나무 수나무가 따로 있어서 사랑을 하려면 아주 힘이 든다는 것.

- 날지 못하는 새도 여기 살지요?

- 알다브라 흰목뜸부기 이야기 말이구나. 날지 못하는 새는, 이곳 말고도 호주의 에뮤도 있고, 화식조, 뉴질랜드의 키위, 남반구에 사는 펭귄, 갈라파고스에 사는 가마우지도 있지. 멸종된 도도새도 있고.

- 칠면조는요?

- 칠면조는 날 수 있어. 그런데 영국 포츠머드대와 런던 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이 수행한 공동 연구에 의하면, 마다가스카르섬에서 출발한 뜸부기가 알다브라제도(약 40만 년 전 형성)에 상륙해 도도새처럼 날 수 없도록 진화했는데, 약 13만 6000년 전에 해수면 상승으로 모조리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어. 그런데 빙하기가 다시 찾아와 해수면이 낮아진 알다브라 제도에 마다가스카르섬에서 출발한 뜸부기들이 날아와 다시 살게 되었는데 말이야. 어찌 된 일인지 3만 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날지 못하도록 다시 진화했다는 얘기지. (린네학회 동물학 저널 2019. 5. 16 서울신문 나우뉴스)

- 알다브라가 새들이 살기 좋은 땅인가 봐요.

- 글쎄. 그럴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문제. 땅 위를 느리게 걸어가는 거북이는 초식일까요, 육식일까요?

- 거북이는 파충류니까 당연히 초식이겠지요. 흐흐

- 그런데 저스틴 걸락 생물학자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것을 보면 코끼리거북이 제비갈매기 새끼가 땅에 떨어지니까 사냥하는 모습을 비디오에 담았어. 놀랍지 않니?

- 과연 자연은 사람이 알기 힘들어요. 정말 신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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