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산호 Apr 17. 2024

25. 고프섬과 이낵세시블섬

25. 고프섬과 이낵세시블섬 (영국

    세계에서 가장 큰 물새들이 사는 곳     


- 혹시 쇠물닭이 어찌 생겼는지 아니? 뜸부기 종류인데 우리나라에도 사는 여름새야.

- 흐흐 잘 모르겠어요. 

- 부리는 노란색 빼고 붉은데, 이마에 달걀 모양의 붉은 판이 있어. 못이나 농경지에 살고, 수초가 우거진 곳에서 번식하고. 고프섬에는 고프섬쇠물닭이 사는데 쇠물닭보다 크기는 더 작고 육중한데 날지를 못해. 카카포앵무새나 티티카카논병아리처럼. 아, 고프멧새도 같이 사는구나.

- 새들만 살아요?

- 그럴 리가! 새가 많이 살기는 하지. 외부에서 포유동물이 들어오지 않은 온대의 섬이라 그런지 어디에서도 못 보는 2종의 새, 8종의 식물, 10종의 무척추동물이 있지. 그뿐이 아니야. 여기에서만 사는 육상식물 종과 동물 종들이 있고, 60종 해양생물이 여기서만 살아.

- 흐흐. 그렇다면 생물학적으로 아주 중요한 섬이고, 사람이 들어온 적이 거의 없는 곳이죠? 해변을 둘러싸는 가파른 절벽이 있을 것이고.

- 이제 곧 해양유산의 달인이 되겠구나. 길고 복잡한 활동을 거쳐 만들어진 온대의 화산섬인 이곳은 인간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이야. ‘이낵세시블’이라는 말은 접근하기 어렵다는 뜻이고. 가파르고 아름다운 절벽이 원래의 자연을 그대로 잘 보존하는 데 큰 역할을 했어. 포유동물의 진입을 막음과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바닷새의 집단서식지가 되었지.


- 사람이 산 적은 있는가요?

- 영국 세인트헬레나 속령 트리스탄 다쿠냐 군도는 1506년 포르투갈인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는데, 후에 무자비한 물개 사냥꾼이 10년 정도 산 것을 빼고는 거의 흔적이 없어. 지금은 1956년 무렵 생긴 기상대에 6명의 과학자가 거주할 뿐이야. 구조물에는 기상대, 저장실, 통신시설, 헬리콥터 착륙장이 전부이고. 

- 세인트헬레나섬에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이 귀양 가지 않았나요?

- 맞아. 백일천하 이후 세인트헬레나섬에 귀양 와서 6년을 살았는데 트리스탄 다쿠냐 군도 고프섬은 위도상 좀 더 아래쪽에 있어. 고유종 조류 서식지 으뜸가는 곳인데 54종이나 서식하고 있다고 해. 


- 새들이 많다고 했지요?

- 응. 바닷새 20종이 여기서 번식하고, 취약종인데 눈썹처럼 달린 노란색 깃털과 머리 윗면에 머리카락처럼 보이는 검은색 깃털이 있는 바위뛰기펭귄, 대서양슴새 역시 번식하며 살고. 큰슴새, 작은슴새 수백만 쌍도 여기서 알을 낳아. 아, 매우 공격적인 포식자 큰풀마갈매기도 잊고 있었네. 인환이가 잘 아는 거대한 날개를 가진 앨버트로스도.

-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바닷새 집단서식지가 맞는가 봐요. 그런데 펭귄이 바위뛰기를 해요?

- 펭귄은 해변이나 바위로 된 벼랑에 사는데 다른 펭귄들은 살짝 미끄러지거나 날개를 이용해 장애물을 통과하는데 바위뛰기펭귄은 좀 달라. 발로 점프를 해서 바위나 틈을 건넌다는 거지. 

- 아하, 놀랍군요.

- 그래. 바다에도 고유의 포유동물이 2종 있어. 먼저, 섬 전역의 해변에 새끼를 낳는 아남극물개가 있는데 물개는 수영을 잘하지만 육지에서도 잘 움직여. 귀덮개가 있고 뒷지느러미를 앞으로 돌릴 수가 있거든. 


- 이번에는 어떤 동물이 나올까요?

- 동쪽 후미진 해변에 새끼를 낳는 남방코끼리물범이 있어. ‘남방코끼리바다표범’이라고도 하는데 평생 대부분을 바다에서 보내고 번식이나 출산 또는 털갈이할 때만 육지로 돌아와. 그밖에 흰배낫돌고래, 남방참고래도 보호구역 안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그런데 이상한 일이지만, 파충류, 양서류, 담수어와 육상 포유동물은 없어. 외부에서 유입된 집쥐는 곳곳에서 살고 있지만. 여기서 문제! 해양유산인 이곳 바다의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 아마 육지에서 사람들이 버린 것이 바다로 흘러가지 않았을까요?

- 부근에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이면 그럴 수도 있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와 외신에 따르면, 케이프타운대학(대학 산하 피츠패트릭 아프리카 조류연구소) 피터라이언 소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남대서양 망망대해에 떠 있는 무인도 ‘이낵세시블섬’ 해안에 밀려드는 생수병이나 플라스틱 쓰레기는 과연 어디서 왔을까, 분석했더니 말이야. 

- 분석했는데, 뭐라고 나왔는데요?

- 세상에나, 주변 해역을 오가는 상선에서 버린 거였어. 

- 세상에나! 어쩌면 그런 일이!!     

이전 25화 24. 이시망갈리소 습지공원 (남아프리카공화국)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