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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산호 May 01. 2024

27. 발데스 반도  (아르헨티나)

27. 발데스 반도  (아르헨티나)       고래보호지역     


- 여기는 세계적인 해양동물 서식지야. 아르헨티나가 고래보호구역으로 지정했고, 1998년에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이야. 아르헨티나 동부 추부트주에 있는데 남방긴수염고래, 남방코끼리물범, 남아메리카바다사자의 번식지이고. 남방긴수염고래가 꼬리를 얼마나 우아하게 휘두르는지 보면 놀랄걸.

- 여기가 어딘데요? 못 맞추겠어요.

- 그런데 2022년 8월 무렵 SNS에 쓰레기 더미를 헤치고 거대한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남방코끼리물범 모습이 올라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어. 여기는 아르헨티나 발데스 반도야.


-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 당국에서 조사를 해 보니 푸에르토 피라미데 바닷가 80%가 플라스틱으로 오염돼 있는 것이 밝혀졌어. 

- 누가 버린 거래요?

- 오징어와 새우잡이 어선들이 버린 그물과 플라스틱이었어.

- 어쩌면 좋을까요? 사람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쓰레기가 남는다더니. 발데스 이야기나 해주세요.

- 그래. 아르헨티나 발데스 반도는 남대서양을 향해 동쪽으로 툭 튀어나와 있는데 꼭 그 모양이 다리 하나 있는 코끼리 모양 달고나 같아.


- 거기 사는 동물들도 달고나를 아나 보지요.

- 그럴지도 모르지. 여기를 봐. 모래사장, 자갈해안, 개펄이 있는 늪지, 얕고 작은 만과 작은 섬, 암벽이 있는 풍경이 보이지? 여기가 바로 멸종 위기인 남방긴수염고래 1500마리 정도가 겨울이 시작될 때 도착해서 5월과 12월 사이 조용하고 따뜻한 누에보만과 산호세만에서 짝짓기하는 곳이지. 태어난 새끼는 여기서 여러 가지 놀이를 배우고, 여름이 오면 동물플랑크톤 등 먹이를 찾아 남극으로 떠나지. 남아메리카바다사자와 남방코끼리물범도 여기서 번식을 해. 

- 해양 포유류에게 특별한 곳이군요.

- 매년 여름에 남방바다사자 7000마리, 남방코끼리바다표범 5만 마리, 호주 긴수염고래 1500마리 정도가 짝짓기를 하려고 몰려든다고 생각해 봐. 


- 어마어마한 장관이군요. 

- 긴수염고래 수컷들 20마리 정도가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암컷의 사랑을 얻으려고 치고받고 싸운다고 생각해 봐. 물어뜯고 박치기도 하고 말이야. 

- 참, 고래는 어떻게 의사소통해요?

- 20Hz보다 낮은 저주파를 이용해 의사소통하는데 미세해서 우리 귀에는 들리지 않아. 긴수염고래 같은 경우, 한 번 울면 2만 킬로미터까지 갈 수 있어 먼 곳의 고래와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대.

- 어마어마한 거리군요. 사람들이 고래를 보기 위해 오기도 하나요?

- 그래. 범고래가 어린 코끼리물범이나 바다사자를 낚아채는 모습은 박물관 사진을 통해서도 볼 수 있는데 얕은 바닷속을 질주해, 해변에서 수영을 배우는 어린 바다사자를 잡는 모습은 감탄할 수밖에 없지. 참, 범고래는 집단생활을 하는데 고래 중에 가장 큰 편이고, 등이 꺼멓고 눈과 가슴 주변이 하얗지. 얼마나 사냥 기술이 좋은지 백상아리의 간을 빼먹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 실지로 볼 수는 없어요?

- 당연히 볼 수가 있지. 2~3월 사이에 푼타노르테 해변에 설치된 전망대를 통해 볼 수 있는데 바다에서 튀어나온 범고래가 해변의 물개를 날쌔게 잡아먹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지. 그런데 푼타 노르테 가는 길에는 야생기니피그를 만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해.

- 으이그! 징그러워.

- 징그럽기는? 집에서 키우는 사람들도 있는데.

- 아참, 고래 이야기나 해요. 상어도 아닌 고래가 그렇게 잡다니 대단한 사냥 기술이네요. 그런데 바다코끼리, 물범, 물개는 어떻게 구분해요?

- 지느러미발을 가진(기각류) 해양포유류에 바다코끼리, 물개, 물범이 있어. 일단 바다코끼리는 일단 덩치가 크지. 피부가 거칠고 주름지고, 억센 털로 된 콧수염이 있고, 물개나 물범에게는 없는 엄니가 있어. 바다사자 같은 오타리류와 강치가 포함되는 물개는 귀에 귓바퀴가 있지만, 바다표범과인 물범은 귓바퀴가 없어. 다른 구별 방법은 다리! 물개는 앞다리로 몸을 세우는데, 물범은 앞다리가 짧아서 못 세워. 걸을 때도 달라. 앞다리와 뒷다리를 모두 사용하면 물개, 뒷지느러미 발만 이용해 기어다니거나 헤엄치면 물범.

- 그다지 어렵지는 않네요.

- 아, 우리나라 독도에도 강치가 살았던 적이 있어. 이름은 독도강치. 일제강점기 강치(바다사자) 가죽을 얻으려는 일본 어부들이 무분별하게 잡아서 지금은 멸종되었어.


- 독도에도 강치(바다사자)가 살았군요.

- 마젤란 펭귄도 여기 사는데 4만 마리 정도는 될 거야. 가슴에 굵고, 가는 띠가 두 줄 있는데 다리가 검어. 바닷가 절벽이나 모래언덕에 살고. 

- 다른 동물은요?

- 호기심이 많고 수영을 잘하는,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 낙타인 ‘과나코’가 무리 지어 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어. 고온과 추위를 견디는 것은 일반 낙타와 같은데 암벽을 잘 타는 것이 다르지. 멸종 위기에 처한 ‘마라’도 살고 있어. 쥐나 기니피그처럼 생겼는데 좀 크지. 45센티미터 정도 되니까.


- 새들도 많이 살지요?

- 181종이 사는데 바닷새들의 둥지를 보호하기 위해 파하로스섬에 자연보호지역을 만들었어. 

- 관광객은 들어갈 수 있어요?

- 아니야. 1975년 이래 금지되었어. 섬에는 사람이 살지 않고.

- 새들의 낙원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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