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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산호 May 08. 2024

28. 방다르갱 국립공원

28. 방다르갱 국립공원  (모리타니)      다양한 철새의 보금자리 

 


- 몇 년 전에 세계자연기금(WWF) 창립멤버인 룩 호프만이라는 분이 돌아가셨어. 세계적으로 자연보존을 위해 애쓴 분인데 스페인습지와 모리타니 방다르갱 습지재단을 만들어 활동했던 분이었어. 이로 인해 람사르 습지 협약이 만들어졌지. 사람은 생전에 무엇을 가졌던가 보다는 어떻게 살았는가로 평가받는 거지. 


- 하지만 사는 동안에는 먹고사느라 그러기 어렵잖아요. 가진 것이 많아도 재미와 즐거움을 위해 탕진하기 쉽고. 


- 내가 가르쳐준 것은 아닌데. 어디서 배웠을까? 


- 아직 뭘 모르지만 저도 인생을 진지하게 알아가는 중입니다. 


- 좋은 현상이야. 방다르갱 국립공원은 사하라 사막과 대서양 사이 전이지대에 만들어진 공원인데 섬과 해안선으로 이루어져 있어. 다들 사하라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와 만들어진 거지. 섬 주위에는 우리나라처럼 넓은 개펄이 있어 다양한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고 있어. 기후가 온화하고 방해하는 사람들도 없고, 더 이상 바랄 게 없지. 겨울이면 시베리아, 그린란드, 북유럽에서 300만 마리가 넘는 철새들이 날아와.  


- 주로 어떤 새들이 와요? 


- 섭금류들이 가장 많이 모여들고, 여기에 둥지를 틀고 물고기를 잡아먹으면서 사는 새들 무리가 많지. 제비갈매기, 플라밍고, 펠리컨, 넓적부리도요 등 108종이나 되는 바닷새가 모여 살지. 


- 처음 듣는 말인데요, 섭금류. 


- 일단 물가에서 사는 새는 수금류(水禽類 물수, 새금, 무리류)라고 해. 물에서 헤엄을 치면 유금류(游禽類 오리,갈매기,펭귄), 다리가 길어 몸이 안 젖는 섭금류(涉禽類 황새,백로,따오기) 사나운 육식성 조류는 맹금류(猛禽類.독수리,매), 노래를 잘하면 명금류(鳴禽類. 참새,까마귀,꾀꼬리),날지 못하고 달리면 주금류(走禽類.타조,키위).아무튼 섭금류 가운데 30%가 방다르갱에서 겨울을 보내. 개꿩, 도요새, 유럽노랑부리저어새, 검은배제비갈매기 등. 


- 새를 보러 가까이 가보고 싶어요.  


- 새를 보려면 국립공원의 허가를 받아 배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어. 가이드를 동행해야 하는데 일 년에 두 번 짝짓기 할 때는 허가를 내주지 않아. 그때는 새들에게 가까이 가면 안 되거든.  


- 저도 그 정도는 알아요. 번식을 방해하면 안 되잖아요.  


- 맞아. 바다는 깊이가 몇 미터 되지 않은데도 얼마나 맑고 푸른지 몰라. 새들이 둥지를 트는 모래섬도 곳곳에 떠있고.  


- 다른 동물들도 살고 있지요?  


- 좋은 질문이야. 멸종우려종인 푸른바다거북이 살고 있어. 대모거북(매부리바다거북), 장수거북도 살고. 여기서 문제, 푸른바다거북은 과연 느림보가 맞을까? 


- 아니겠지요. 그래도 수영선수보다는 느리겠지요. 


- 꼭 그렇지는 않아. 사람은 거북이를 절대 따라잡을 수 없어. 자유형 400미터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환 선수는 시속 6.49km인데 거북이는 평균 수영 속도가 시속 20km야. 


- 우와, 빠르다. 느림보가 아니었어. 


- 놀랐지. 여기에는 사막여우, 검은꼬리모래여우, 재칼, 도르카스가젤, 줄무늬하이에나도 살아. 고래도 여러 종류 살고 있어. 그 유명한 긴수염고래, 범고래, 대서양혹등고래, 큰코돌고래, 쇠돌고래.  


- 멸종위기종들이 많이 사는군요.  


- 또 있어, 몽크바다표범도 멸종위기종이야. 모피나 고기를 탐내던 사람들, 해양오염으로 인해 누아디브 근처 블랑곶에 150마리 정도만 남았어. 모피빛깔로 인해 ‘수도사물범’이라 불리던 귀여운 몽크. 


- 다른 유적지도 있다고 들었어요.  


- 신석기 유적 말이구나. 알모라비데 문명 유적이 섬 곳곳에서 발견되었는데, 일곱 개 마을 주민이 500명 정도 살고 있어. 부족의 이름이 ‘임라구엔’인데 ‘생명을 모으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래. 이곳에는 문명이 들어오지 않아 오래된 삶의 방식 그대로 살고 있어. 고기잡이도 전통적인 방식만 고수하고 있는데 야생돌고래와 함께 숭어를 잡는 방식도 있어. 


- 돌고래와 말이 통하나 봐요. 


- 그것까지는 알 수 없는데 돌고래가 워낙 영리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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