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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산호 Jul 24. 2024

39. 말펠로 동식물보호구역

 말펠로 동식물보호구역                바다의 오아시스  (콜롬비아)


- 이번에는 콜롬비아로 가보자. 말펠로 동식물 보호구역도 사람이 접근하기 쉬운 곳이 아니야. 해안에 100미터가 넘는 절벽이 버티고 있거든. 육지에서 거리도 멀어. 콜롬비아 해안에서 506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화산섬이야.


- 거기에 비하면 독도는 가까워요. 울릉도는 육지(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임원리)에서 137㎞킬로미터 떨어져 있고, 독도는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87.4km 떨어져 있으니까요. 음, 합치면 본토에서 고작 224.4킬로미터 떨어져 있네요.  


- 언제 그런 공부를 했을까, 인환이가. 아무튼 사람들 영향이 없으니까 동물들은 어떤 제지를 받은 흔적 없이 자연스럽게 살고 있어.  


- 구김살 없이요?


- 그래. 태평양 동쪽에 위치한 열대지역 어로금지구역으로도 지정해 놓았는데 멸종우려가 있는 해양 생물은 다 모여 있는 것 같아. 왜 모이게 되었을까?


- 대규모 집단, 다양한 생물들이 산다고 했으니까, 음, 먹을 것이 풍부하게 있기 때문 아닐까요?


- 그렇지. 이런 곳은 세계적으로 흔치 않아. 자이언트 그루퍼. 상어, 새치도 살아. 그리고 희귀한 심해 상어도 목격됐어. 오죽하면 ‘해양사막의 오아시스’, 저수지(reservoir)라는 이름을 붙였겠니.  


- 자이언트 그루퍼는 그룹으로 사나요?  


- 맞아. 그룹을 이룬다고 해서 그루퍼야. 그런데 자이언트 그루퍼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해.


- 자이언트 그루퍼는 우리말로 ‘대왕바리’야. 붉바리, 자바리, 다금바리 등의 바리과 중 가장 크지. 바다거북 새끼, 딱딱한 닭새우, 소형 상어도 큰 입으로 단번에 삼켜버려 ‘바다의 진공청소기’라는 별명이 붙었어. 그런데 대왕바리에게는 ‘시가테라’라는 독이 있으니 조심해야 해.  


- 우리 물고기 공부하던 때로 돌아간 것 같아요.


- 우리 바다가 품은 온갖 이야기 말이구나. 각설하고, 말펠로는 남반구와 북반구 무역풍이 부는 열대기후, 적도 부근이라 저기압지대로 식수원이 없어. 연평균 기온은 27도로 더워. 우기는 5~6월부터 12월까지고.  


- 물이 없으니 생수를 가져가야겠어요.


- 그래. 이곳은 섬이 해저능선에서 솟아오르기 때문에 지형이 험준해. 가파른 절벽, 웅장한 바위, 천연동굴의 뛰어난 아름다움, 거기에다가 깨끗한 바닷물, 모랫바닥으로 인해 세계적인 다이빙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어. 이것은 해류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캘리포니아해류, 페루해류, 북적도해류, 남쪽적도 해류, 적도 역류가 만나는 곳에 있어 이른 바 ‘바다의 오아시스’가 된 거지. 그래서인지 엘리뇨와 라니냐 영향도 받고.


- 섬에 들어가 스노클링 하면 좋을 것 같아요.


- 들어가는 방법은 한 가지야. 보트를 대고 줄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거지. 사람이 살지는 않아. 단지 작은 콜롬비아 해군기지가 있을 뿐이야. 섬은 화산섬이라 바위가 많은 지형이야. 풀이나 나무도 자라지 않아. 이끼류, 양치류 중에 ‘피티로그램 딜바타’라는 고사리가 살아. 지의류, 조류도 살고 있어.  


- 아이 참, 스노클링을 하면 뭘 볼 수 있어요?


- 귀상어가 200마리가 넘으니 제일 흔하게 보여. 그런데 다른 데와 달리 수면근처까지 귀상어가 올라와. 흑점상어도 1000마리나 되니까 모여 있는 것이 한 번씩 보이고. 고래도 있어. 혹등고래가 물 밖으로 점프를 하기도 하는데 운이 좋으면 같이 다이빙을 할 수도 있지. …고래상어, 샌드타이거상어, 참치도 있어. 해양쥐가오리, 나비고기도 볼 수 있고.  


- 그밖에 다른 고기는 없어요?


- 천 마리가 넘는 참치, 새치, 점박이독수리 가오리, 만타가오리, 가다랭이, 펠리컨 바라쿠다 등이 살지.


- 새들도 살아요?


- 새들은 60종 이상이 살아. 그중 30종이 철새이고. 바닷새들의 천국인데 갈라파고스 가넷(술라 그란티, 나스카 부비) 군락이 금방 눈에 띄어. 물고기를 사냥할 때는 공중을 날아다니다가 고속으로 잠수해서 물고기를 잡아먹는데 한두 마리가 아니라 수십 수백 마리가 떼를 지어 사냥하는 바람에 포탄이나 어뢰 떨어지는 것 같다는 새 말이야. 그 밖에 군함새, 갈라파고스제비도 살고.  


- 최고 속도가 얼마나 나와요?


- 투수도 아니고 무슨 속도야. 바다에 닿은 순간 최고속도는 아마도 시속 100킬로미터 정도.


- 그러다 잘못되면 큰일 날 수도 있겠는데요.


- 그래. 속도에는 위험부담이 따르지. 아무튼 말펠로 동식물 보호구역은 다양한 해양생물이 살 수 있을 만큼 영양이 풍부해서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생물도 많이 살아. 동부 열대 태평양에서 가장 넓은 어로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해양사막가운데 있는 바로 이 오아시스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


- 바라는 것이 있다면요?


- 외래종 침입이 없어 그 자체로도 소중한 보물인데 남획이나 다른 위협으로부터 잘 보존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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